중국과 일본이 서로 상반된 주장을 내놓은 가운데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는 어느 나라 땅일까. 어떤 쪽의 근거가 더 타당한 것일까. 분쟁 국면의 민감성 탓에 익명을 전제로 털어놓은 국내 전문가들의 생각도 자신의 전공 분야에 따라 엇갈렸다.

중국 근현대사를 전공한 A교수는 중국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일본 제국주의가 팽창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청ㆍ일전쟁의 결과로 센카쿠열도를 점유하게 된 만큼 일본의 센카쿠열도 지배는 처음부터 원인 무효”라며 “중국에 돌려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중국학 전공의 B교수 역시 “센카쿠열도가 역사적으로 중국 영토인 것은 확실하다”며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명시적 반환 대상에서 빠진 것은 한국의 독도가 그랬던 것처럼 서류상 오류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생각이 조금 다르다. 일본 유학파인 C교수는 “단순히 역사적 연원을 따져 지금의 영토를 규정한다면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종전 이후 일본이 실효지배를 재개할 때도 중국은 이를 방치했던 만큼 지금 와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국제법과 모순된다”고 설명했다.

어떤 쪽의 주장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한국의 국익에서 봤을 때 일본이 실효지배를 지속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국책 연구기관 연구원은 “중국이 센카쿠열도를 비롯한 남중국해 주요 영토분쟁에서 승리하게 되면 해당 해역을 경유하는 한국의 무역운송도 지장을 받게 된다”며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의 팽창주의를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이 센카쿠열도에 대한 지배를 이어가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