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이 투병 중에도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문성웅 군(13)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20일 기아차에 따르면 슈라이어 부사장은 이날 양재동 사옥에서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키워오고 있는 문 군을 만나 자동차 디자인을 지도하고 기념촬영을 갖는 등 희망을 선물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을 통해 문 군이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을 만나고 싶다는 소원을 전해왔다”며 “독일과 한국을 오가는 슈라이어 부사장의 바쁜 일정을 조율해 만남을 주선했다”고 설명했다.

문 군은 2003년 백혈병을 앓아 치료를 받고 완치됐으나 지난해 병이 재발해 힘겨운 항암치료 중이다. 투병 중에도 모형 자동차 조립과 자동차 스케치를 꾸준히 하는 등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꿔왔다. 그는 가장 존경하는 자동차 디자이너로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을 꼽았다.

이날 만남에서 문 군은 직접 스케치한 자동차 디자인을 보여주며 슈라이어 부사장으로부터 꼼꼼한 조언을 들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직접 디자인 시범을 보이며 디자인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문 군을 만나니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꿨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감회가 깊었다”며 “어린 나이에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이렇게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 군은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과의 만남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백혈병을 꼭 이길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고, 앞으로 멋진 자동차 디자이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