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19일 평소보다 대폭 줄인 일정을 소화했다. 문 후보는 이날 첫 일정으로 홍익대 비정규직 노동자와 간담회를 가진 뒤 오전에는 대선기획단 첫 회의를 주재했다. 안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오후 시간대는 모두 비워뒀다.

문 후보는 저녁에도 담쟁이포럼 회원들과 함께 쓴 정책비전집 ‘그남자, 문재인’ 출판회에 참석하는 일정만을 잡았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기획단 구상 등 소화해야 할 내부 업무가 적지 않아 공식 일정을 줄였다”며 “안 교수가 출마 입장을 밝히는 데 대한 배려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선거기획단 비공식 첫 회의 일성으로 “여의도의 정치 관행에 얽매이지 않겠다”며 ‘탈여의도 정치’를 주장했다.

‘탈여의도 정치’ 행보로 주목받아 온 안 후보와 선의의 경쟁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라는 게 문 후보 측의 설명이다.

문 후보 측이 대선기획단 진용을 갖춘 직후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온·오프라인 결합형 ‘시민캠프’를 꾸리기로 하는 등 SNS 공간 공략에 발빠르게 나선 것도 안 후보 측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출마 선언과 관련, “좋은 경쟁, 아름다운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진선미 대변인은 안 후보가 대선 후보 3자 회동을 제안한 것에 대해 “출마 선언 다음날로 날짜를 잡아 만나자고 하는 것은 너무 갑작스럽다”며 “제안 자체의 의미를 진지하게 검토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