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이자 경쟁자 '가깝고도 먼 관계' 속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마침내 19일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민주통합당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안 원장의 출마 선언을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안 원장이 국민보고회 형식의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후 1~2일의 격차를 두고 향후 안 원장의 행보를 밝힐 것" 이란 예고대로다.

이와 관련한 민주당의 별도 논평이나 브리핑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권혁기 민주당 대변인실장은 "(안 원장의) 출마 선언 계획일 뿐인데 굳이 따로 언급할 필요가 있겠느냐" 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자리의 특성상 19일 안 원장의 출마 선언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전망이다. 문 후보 측도 안 원장의 발표 당일 입장을 표명키로 했다. 16일 문 후보의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안 원장 측이 환영 메시지를 보냈던 것에 화답하는 형식이 예상된다.

민주당으로선 야권 단일화 파트너이자 잠재적 경쟁자인 안 원장과의 관계가 고민되는 대목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견제를 위해 반드시 단일화가 필요하지만, 무턱대고 안 원장 측을 지원사격하긴 어려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언급된 안 원장 측의 '타이밍 정치' 가 다시 한 번 나왔다. 안 원장 측은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하루만인 이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발표했다. 문 후보의 지지율 상승효과가 반감된 셈이다.

이미 민주당 공식 입장인 '안 원장의 입당 후 단일화' 는 물 건너간 상황. 따라서 문 후보와 안 원장과의 단일화 방식을 두고도 갈 길이 먼 것으로 관측된다.

당이 안 원장 띄워주기를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 문 후보는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정책 행보에 나섰다. '책임총리제' 를 전면에 내건 게 대표적이다. 야권 단일화 후 당선 시 대통령과 총리로 러닝메이트가 되자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문 후보 측은 이는 문 후보의 정치철학일 뿐, 안 원장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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