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대외 겹호재에 환호하며 5개월여 만에 2000선을 넘어섰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조치에 이어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라는 호재까지 겹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시장을 눌러왔던 이벤트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된 가운데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의 서막이 올랐다고 진단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4일 코스피 지수는 5.89포인트(2.92%) 오른 2007.58에 거래를 끝냈다. 이는 지난 4월 13일(종가 2008.9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오후 장 한때 2008.97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1조2830억원 가량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난달 9일(1조5676억원) 이후 가장 큰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시장의 거래대금도 7개월 보름만에 8조원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2월 2일 8조7759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인 8조5511억원으로 집계됐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QE3 발표 이후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하고 전고점을 넘어 2100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외국인 등의 수급에서 유리한 소재, 금융 업종의 대형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도 "이제 속도가 문제일 뿐 증시는 상승세로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QE3 결정으로 올해 미국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 좀처럼 들어오지 않았는데 시중에 돈이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증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던 주요 이벤트는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유럽과 미국의 정책 이벤트는 지난 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 통화거래(OMT)' 계획 발표를 시작으로 독일 헌법재판소의 유럽안정화기구(ESM) 위헌 소송 기각 결정으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를 줄였고, 이번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QE3)로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것으로 마무리됐다는 것.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만 놓고 보면 더 이상 2000선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단기 조정을 있을 수 있지만 올해 4분기로 갈수록 유동성 랠리에 기반한 강세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갖고 있는 경제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 의지가 고무적이라는 판단이다.

윤 센터장은 "버냉키 의장은 QE3를 단행하면서도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시장 예상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며 "내년 성장률이 3%대를 유지하고 실업률은 현재 8%대에서 6.7%대로 낮출 것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은 Fed가 통화정책을 '경제 성장'에 방점을 찍어 운영하겠다고 읽히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낙폭이 컸던 대형주를 중심으로 안도랠리가 연장될 것"이라며 "추세에 순응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유동성 효과가 강력할 경우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권했다.

김 팀장은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한국 신용등급 전망 상향조정에 대해서도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을 감안하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원화 강세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내수관련주와 수입물가 부담이 완화될 때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정유, 화학 등 에너지, 소재 섹터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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