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우리나라 경제가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안정성 측면에서는 견조하기 때문에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을 통해 돈을 풀 상황은 아니다”고 14일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경제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한국 경제는 경착륙 우려가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장관은 “지금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높고 세계 경제가 동시 침체에 빠져 있다는 점에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한국은 금융시장이 안정돼 있고 재정건전성도 상대적으로 양호해 생각보다 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가는 올해 연간 2% 중반대로 안정되고 외환보유액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 장관은 그러나 “경제활력을 위해 정책적 미조정은 꾸준히 시행할 것”이라며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규제완화 △생산적 노사관계 정립 △여성 및 고령층의 경제활동 촉진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정부의 공식 경제성장률 예측치는 3.3%”라며 “16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는 세계 경제전망 자료를 참조한 뒤 조만간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또 “2010년 중국이 대만과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한 이후 중국에서 대만과 경쟁하는 한국 업체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농업 수산업 축산업 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현재 협상 중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장핑(張平)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한·중 경제장관 회의를 열고 양국 간 거시경제 정책 공조방안과 환경 및 정보기술(IT)분야 협력 등을 논의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