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샤프가 애플에 공급하는 아이폰5 부품 양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는 그동안 경영 자금난과 생산 기술상의 어려움으로 패널 생산을 하지못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샤프는 애플이 아이폰5를 공개한 12일(현지시간)부터 액정 패널 양산을 시작했다.

제품 수율(원료의 투입량에 따라 기대되는 생산량 대비 실제 얻어지는 제품 생산량의 비율)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카메야마(亀山) 제1공장에는 홍하이와 애플의 엔지니어가 투입돼 간신히 양산에 들어갔다.

샤프는 지난달 31일까지 아이폰5에 들어갈 액정 패널을 공급하기로 약속했지만 신제품을 공개하기 전까지도 생산에 들어가지 못해 애를 태웠다. 이같은 부품공급 지연사태는 올 3월 뉴아이패드 출시 때도 발생했었다.

샤프 외에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재팬 디스플레이와 LG 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 7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샤프는 내달부터 전량 생산에 들어가야 하지만 애플이 요구하는 양을 안정되게 공급할 수 있을 지 불분명하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또 샤프 외 나머지 두 업체가 애플의 공백을 메우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샤프는 엄청난 재정적자로 인해 최대의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 약 1조2500억 엔 가량의 부채 상환 만기에 직면해 있고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서 2500억 엔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5000명의 직원 정리해고 방침을 발표한데 이어 올 겨울 직원들의 상여금도 대폭 삭감하기로 했다. 본사 건물과 카메야마 공장을 포함해 대부분의 회사 건물이 저당잡혔다.

샤프는 위기를 벗어날 탈출구로 대만 홍하이 그룹과의 협력을 시도하고 있다. 올 3월 홍하이정밀공업이 샤프의 지분 9.9%를 주당 550 엔, 총 8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지만 샤프 주식이 주당 186엔까지 폭락하면서 출자 조건을 놓고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닛케이는 "여전히 홍하이와의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어 패널 공급에 영향을 미칠 지 모른다"며 "아이폰5가 전작 아이폰4S처럼 발매 직후 폭발적으로 팔려나간다면 품절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교섭이 결렬되면 홍하이뿐 아니라 대고객인 애플마저도 잃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