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12일 오후 7시14분

태양광 사업을 하는 코스닥 기업 A사는 최근 국내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자들을 불러 모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00억원대 이익을 냈으나 올 들어 업황 악화로 적자가 이어지자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 논의 끝에 두 곳의 증권사와 3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 발행을 진행키로 했다.

하지만 주관사를 맡기로 했던 한 대형 증권사가 돌연 입장을 바꾸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이 증권사는 내부 논의 결과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 주관사 자리를 내놓기로 했다.

자금난에 빠진 태양광 업체들이 마지막 보루인 주식자본시장의 문을 잇달아 두드리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680억원 규모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현재 추진 중인 OCI 계열의 넥솔론은 주요 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우선주를 대량 보유한 미래에셋PEF(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은 추가 자금투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은행계 증권사 IB(투자은행) 본부장은 “수수료 몇 푼 벌겠다고 수백억원의 잠재적 손실 위험을 감수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