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SK텔레콤KT가 글로벌 평가 지수의 결과를 놓고 은근한 자존심 경쟁을 벌였다. SK텔레콤이 발빠르게 평가 결과를 자랑하자 KT는 자신들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받아쳤다.

13일 두 회사는 나란히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정도를 평가하는 다우존스지수(DJSI)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DJSI는 미국 다우존스와 스위스 투자평가사인 SAM사가 공동 개발한 지수. 세계 65개국 주요 증권거래소 등록 기업으로 구성된 DJGI의 시가총액 상위 2500여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기업의 경제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 사회적 측면에서의 성과를 평가해 지속가능성을 측정하는 세계적 권위의 평가 지수다.

SK텔레콤은 한발 먼저 자료를 내고 "DJSI 이동통신 분야 섹터 리더(1위)에 3년 연속 선정됐다"고 알렸다. 2010년 이래 줄곧 이동통신 분야 리더로 선정됐다. DJSI 월드 지수에도 5년 연속 편입됐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동통신 분야의 글로벌 기업인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등을 큰 격차로 제치고 리더에 선정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받았다"고 설명했다.

KT도 "유ㆍ무선을 합친 통신 분야의 '글로벌수퍼섹터리더'로 2년 연속 선정됐다"고 밝혔다. KT는 특히 SK텔레콤이 뽑힌 '글로벌 섹터 리더'보다 자신들이 받은 '글로벌수퍼섹터리더'가 상위 등급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글로벌수퍼섹터리더란, 산업을 19개 분야로 나눠 각각의 분야에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회사를 선정하는 것이다. 통신 분야는 유무선을 통합해 뽑는다. 국내 기업으로는 KT와 함께 건설 분야의 GS건설, 유통 분야의 롯데쇼핑 등이 글로벌수퍼섹터리더로 선정됐다.

KT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이동통신 분야에 국한된 1위인데 반해 우리는 유무선을 통틀어 전 세계 리더로 뽑혔다" 며 "스마트폰 도입을 통해 통신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했고, 초고속 인터넷 800만, IPTV 500만 가입자 돌파 등 ICT 서비스 각 분야에서 고른 성과를 나타낸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KT가 선정된 글로벌수퍼섹터리더가 한 단계 높은 등급일 수는 있다" 면서 "다만 평가하는 항목 자체가 달라 절대적인 우위라고 볼 순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DJSI에선 전 세계 2500개 평가대상 기업 중 13.4%인 340개 기업이 월드 지수에 편입됐다. 국내 기업은 지난해 16개사 보다 3개 늘어난 19개 기업이 편입됐다.

삼성SDI는 9년 연속, 포스코는 8년 연속, SK텔레콤은 5년 연속 편입됐다. 삼성전자, 롯데쇼핑, 삼성전기는 4년 연속, 현대건설, KT, S-OIL, 삼성증권, 아모레퍼시픽, SK하이닉스, GS건설, KT&G는 3년 연속, 현대모비스는 2년 연속 DJSI 월드 지수에 들어갔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