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5'가 기대 이상의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애플 주가는 오른 반면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관련부품업체들의 주가는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13일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현지 기준 오전 10~12시 (한국 기준 새벽 2~4시)에 진행된 컨퍼런스를 통해 기존 아이폰4S 대비 향상된 아이폰5의 스펙 및 부가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애플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필 쉴러가 제품 발표를 진행했고 전반적인 컨퍼런스 분위기는 예상보다 양호했다"고 전했다.

이는 아이폰5가 아이폰4S 대비 디스플레이 화면이 커졌고 무게 및 두께가 감소했으며 LTE(롱텀에볼루션)을 지원하는 등 스펙이 향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은 기존 아이폰4S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같이 긍정적인 현지 반응을 반영하듯 애플 주가는 장 초반 약세에도 불구하고 1.39% 오른 669.7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단한 혁신이 없더라도 애플 제품은 결과적으로 잘 팔리는 제품으로 기록됐다"며 "대표 사례가 아이폰4S"라고 설명했다. 그는 "LTE를 채용한 첫 아이폰, 누적된 대기 수요, 기존 아이폰 대비 빨라진 국가별 이통사별 출시 속도 등을 감안하면 판매량은 평가를 뛰어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시장에서 보는 아이폰의 4분기 판매량 추정범위는 4500만~5000만대, 컨센서스는 4800만대 정도이다.

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 판매되는 아이폰이 전부 아이폰5는 아니고 일부 아이폰4S도 있을 것인데, 4분기에 아이폰5가 3600만대 정도 판매가 되면 보통 아이폰이 보여주는 판매 증가세를 그대로 따른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폰5의 혁신이 기대 이하여서 삼성전자LG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유진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폰5가 기대 이상의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애플의 시장지배력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던 업체들의 점진적 회복 가능성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9시 45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000원(0.15%) 내린 129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130만5000원까지 올른 이후 128만1000원까지 내리기도 하는 등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장초반 하락세를 나타내던 LG전자도 소폭 오름세를 나타내는 등 혼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부품주들도 혼조세다. 삼성전기, 대덕GDS 등은 내리고 있지만 신양, 플렉스컴, 파트론, 와이솔, 대덕전자 등은 오르고 있다.

애플 부품주들도 혼조세다. 아이폰5 수혜주로 꼽히는 LG디스플레이는 1.27% 내리고 있고 SK하이닉스, 이라이콤, 블루콤 등도 하락하고 있다. 반면 인터플렉스, 이녹스, 실리콘웍스, LG이노텍 등은 오름세다.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미국 현지 전망에 따르면 아이폰5는 출시 첫 주에 1000만대 이상 판매가 예상되며 2013년 연간 기준 1억5000만~2억4000만대 출하가 기대된다"며 "따라서 애플 아이폰5에 납품하는 주요 부품업체의 실적과 주가는 아이폰5의 판매추이 및 수요강도에 따라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