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찾는 사람들 절반은 후원 카페인지 모르고 들어옵니다. 그런데 자신이 낸 돈이 모두 기부금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알면 매우 좋아하죠. 나눔을 실천하는 게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것 같아요.”

서울 강남역 부근에 자리잡은 북카페 ‘유익한 공간’의 카페지기 신세용 국제아동돕기연합 이사장(37)의 말이다. 이 공간은 신 이사장이 자비를 털어 마련한 기부의 공간. 커피를 마시던 빵을 먹던 모두 세계 빈곤아동을 돕기 위한 기부금이 된다.

신 이사장은 입지전적인 성공 가도를 달려온 인물이다. 1992년 미국 유학중이던 열입곱살 때 쓴 ’나는 한국인이야’란 에세이는 100만권이 넘게 팔렸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경제·철학 석사를 받았고 2007년까지는 파생상품을 취급하는 금융사 서던메이드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아 적잖은 돈을 만지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어느 순간 기부 사업에 인생을 던지기로 했다. 신 이사장은 “대학 때부터 사회 봉사에 뜻을 둬왔다”며 “파생상품 회사를 운영해 돈도 좀 벌었고 어느 때부터 사회봉사를 하는 제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이 설립한 국제아동돕기연합은 탄자니아와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 의료지원, 영양식 공급 등을 통해 세계 빈곤아동들을 돕고 있다.

‘유익한 공간’은 이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서빙 등 카페 운영은 자원봉사자들이 맡고 있다. 식자재는 삼성에버랜드가 지난해부터 후원해주고 있다. 좋은 취지를 듣고 특별히 후원하기로 한 것. 덕분에 매일 아침마다 신선한 식자재가 카페로 배송된다.

최근엔 대한항공, 진에어 등 기업들이 이 곳에서 일일카페를 열고 기부에 나서기도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