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사러 간 김에 전자제품도…

일본 가전양판점 체인인 비쿠카메라가 캐주얼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와 손잡고 도쿄 신주쿠에 공동점포를 개설한다. 의류와 전자제품 소비자를 동시에 끌어들여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미야지마 히로유키 비쿠카메라 사장은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7일 신주쿠에 공동 매장 1호점을 연다”며 “가전과 의류는 모두 생활필수품이어서 함께 판매할 경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매장의 이름은 비쿠카메라와 유니클로를 반반씩 섞어 ‘비쿠클로’라고 정했다.

매장은 모두 11개층(지하3층~지상8층)으로 구성된다. 1층에는 비쿠카메라의 가전제품과 유니클로의 의류가 공동으로 전시되고 2층과 3층은 유니클로, 나머지 층에는 모두 비쿠카메라 제품이 진열된다. 포인트제도도 공동으로 운영, 비쿠카메라에서 TV를 사며 쌓은 포인트를 유니클로 옷을 구입하는 데 쓸 수 있도록 했다.

상품배치도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비쿠카메라의 난방제품 옆에 유니클로의 보온성 내복인 ‘히트텍’을 함께 진열하는 식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영어와 중국어 한국어를 하는 종업원도 배치한다.

비쿠카메라와 유니클로가 ‘이종교배 실험’을 하는 이유는 두 업종 모두 일본의 내수침체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TV판매 부진 등으로 일본 가전양판점의 매출은 평년 대비 8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비쿠카메라가 지난 6월 또 다른 가전양판 체인인 고지마를 인수하는 등 최근 들어 일본 가전양판업계에 인수·합병 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니클로도 여름철 의류 판매부진 등으로 최근 올해 영업목표치를 하향조정했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은 “일본 내수시장은 이미 활력이 떨어진 상태”라며 “신상품 개발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점포의 운영형태와 위치 등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