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표된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들이 신입생 확보와 학내 동요 방지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학들이 각종 지표를 과장하거나 무리한 주장을 펴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올해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된 세종대는 수시 입시 원서접수 기간인 지난 3~6일을 전후해 신문 광고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학교 측의 해명을 알리는 ‘홍보전’에 나섰다. 해명에는 ‘재학생 70%가 장학금을 받고 있다’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됐다 해도 일부 국책과제만 신청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 해명은 교육과학기술부 대학공시시스템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와 대조하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대는 작년에 재학생 1만757명 중 6784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의 실제 비율은 63%로 학교 측 주장보다 7%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더구나 부실대학을 판가름할 때 쓰이는 지표는 장학금 수혜 학생 수가 아니라 장학금 지급률(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다. 세종대는 장학금 지급률이 11.3%로 전국 평균인 18%를 한참 밑돌았다.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됐지만 학생들에게 영향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논란이 뒤따른다. 이 대학은 작년에 정부재정지원 사업으로 165억원을 확보했다. 연간 장학금 총액 127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이 대학의 작년 교비(기업의 매출에 해당) 1282억원의 12.8%에 해당한다. 재단지원금은 지난해 10억8700만원에 불과하다. 세종대 총학생회는 “정부재정지원 사업을 따내지 못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재단은 대학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국제대는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 직후 ‘교육비 환원율(129.1%)이 전국 대비 최상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과부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교육비 환원율은 168.1%에 달해 제주국제대가 전국 최상위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이 대학은 이사회의 파행으로 정식 결산서도 제출하지 못한 상태라 자료의 신뢰성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들의 경우 허위 광고에 대해서 주시하고 있으며 해당 대학들에는 관련법 위반 우려와 내년 평가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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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대학교 장학금 지급률 관련 반론보도

본지는 9월12일자 A32면 ‘세종대 장학금 지급률 부풀려’ 제목으로 세종대가 장학금을 받은 학생의 비율을 부풀린 내용으로 광고를 게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세종대학교 측은 지난 9월4일 게재한 신문광고는 2012학년도 장학금 지급을 받은 학생 수가 70%라는 내용으로, 2011년 장학금 수혜 학생 비율을 부풀린 것은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