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홍선 감독 "신혼여행간 아내, 택시타다 사라졌는데 장기밀매된 사건 충격으로 영화 기획"
입력2012.09.11 11:45
수정2012.10.1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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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포털사이트 관람 후기에 올라온 말처럼 영화 '공모자들'이 개봉 열흘만에 19금 영화 한계를 딛고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공모자들’ 누적 관객수는 131만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영화 '플라이트플랜'에서 37,000피트 상공의 비행기에서 조디포스터의 딸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처럼 영화 '공모자들' 속 배경이 되는 중국 웨이하이행 여객선에서 상호(최다니엘 분)의 아내 채희(정지윤 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출구도 없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아내를 본 목격자라고는 유리(조윤희 분)뿐.
아내를 찾기 위한 상호의 고군분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장기밀매 현장총책인 영규(임창정 분), 출장전문 외과의 경재(오달수 분), 운반책 준식(조달환 분)가 한팀이 돼 실수가 일어나서는 안되는 사우나 안 심장적출 작업에 돌입한다.
장기매매라는 충격적인 소재를 영화화 한 김홍선 감독은 드라마 '스타일' '대물' 등 조연출로 일찌감치 현장경험을 쌓은 유학파 감독이다.
2009년 한 주간지에 보도된 신혼부부 장기 밀매 피해 실화를 접한 후 착안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해 약 2년간 공들인 끝에 충무로에 데뷔한 김홍선 감독을 만나봤다.
김 감독은 "신혼부부 사건 기사를 보고 착안했지만 중국을 오가는 따이공들의 사례를 접하면서 그것들이 하나가 되더라. BBC 다큐멘터리 중 '심장이식수술과 장기매매'에 관한 내용을 참조했다"고 밝혔다.
신혼부부 장기밀매 사건은 중국으로 신혼여행간 부부가 택시를 타려는 순간 남편이 짐을 싣는 사이 아내를 태운 택시가 떠나버렸는데 나중에 찾은 아내 시신에 장기가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김 감독은 현실성 있는 스토리를 위해 장기매매 브로커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기도 했다.
영화속 '심장 8억, 간 4억, 신장 3억 5천…'과 같은 가격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픽션일뿐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직접 만나본 장기매매 브로커들은 실제 장기기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합법적으로는 장기기증센터를 통해서만 할 수 있고 기약조차 할 수 없으니 우리가 연결해주는 것이 좋은일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했다"며 충격적인 이야기를 이어갔다.
촬영중 중국 병원 신은 장기밀매를 소재로 한 탓에 섭외가 어려웠다. 결국 내부는 세트장 처리하고 병원과 관련한 장면은 대부분 CG처리를 했다.
김홍선 감독은 "돈많은 회장 딸이 쓰러져 심장이식 수술을 급히 받아야 하는 장면이 원래 시나리오에는 있었다. 이식할 심장을 기다리며 기계심장을 끼고 기다리는 장면이 있었으면 구성이 좀더 조밀할 수 있었는데 제작 여건상 삭제된 점이 너무 아쉬웠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영화사 건물 수위아저씨가 한동안 안보여 알아보니 아내가 중국에 간이식수술 받으러 갔다가 사기당해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장기매매 또는 장기이식 사기 등이 실제로는 우리생활에 생각보다 많이 퍼져있다고 생각돼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영화를 통해 재발견된 배우 임창정에 대한 호평이 뜨겁다.
코믹 영화에 주로 출연했던 임창정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는 "코믹 연기 잘하는 분이 정극도 잘하더라"라며 "오달수는 물론 조달환 신승환도 그동안 인상적인 연기를 하던걸 눈여겨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공들인 장면은 극중 영규와 동배가 만나는 소래포구 수족관씬이라고.
너무 날씨가 추웠고 촬영일정이 타이트해 힘들었을텐데도 웃으면서 즐겁게 임해준 배우들에게 감사인사를 더했다.
이어 "영화를 보고 잔인하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 10분정도 잔인한 장면을 삭제하며 수위를 낮췄다"며 영화속 리얼함에 관객들이 더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10년간 신혼여행 빼고는 휴가를 가본 적이 없다. 영화에 대한 열정을 담아낸 처녀작 '공모자들'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요즘 너무 행복하다. 2008년 결혼해 집에 생활비를 한번도 못갖다줬는데 너무 미안하다"며 가족에 대한 애틋함도 드러냈다.
여러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는 김홍선 감독은 "5분만 봐도 '아 이건 김홍선 감독 작품이구나!' 알수 있을정도로 내 색깔이 담긴 영화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연관검색어로 더 파헤쳐보는 '공모자들' >
Q : 이웃사람
A : 요즘 스릴러 영화로 함께 극장에서 상영되는 '이웃 사람'의 김휘 감독과는 잘 아는 사이다. 같은 장르지만 '공모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영화라고 생각한다. 재미있게 봤다.
Q : 정지윤
A : 임창정씨가 추천해준 배우다. 채희 역을 캐스팅하기 위해 약 10명의 여배우 오디션을 봤는데 정지윤 씨가 가장 역에 적합하다고 생각이 들어 캐스팅했다. 학교나 연기 경험이 없어 아카데믹한 연기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이었다.
Q : 공모자들 노출
A : 신인 정지윤 씨가 노출을 해서 관심을 더 받는 것 같다. 실제로는 약 9분 가량의 선정적인 장면이 더 있었는데 편집과정에서 수위를 낮췄다. 오달수 씨가 기존에 볼수 없었던 연기를 보여줘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같다.
Q : 공모자들 평점
A : 성격이 워낙 긍정적인 타입이라 좋게 써준 내용만 본다(웃음).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는 편인것 같다. 회장딸 이야기처럼 시나리오 상에는 연결고리가 있는데 부득이하게 생략된 씬이 많다. 그로인해 여러 관객들이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생겨났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유리랑 채희랑 머리끈 주고받는 부분도 원래는 그렇게 나올 장면이 아닌데…중국을 15번이나 오간끝에 마지막 배에서 찍다가 해가 떠오르는 바람에 부랴부랴 찍었다. 그 장면이 두고두고 아쉬워서 며칠 밤 잠을 못잤다.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진 않았지만 이런 소중한 경험들이 더욱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드는데 초석이 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