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세무서장이 지위를 악용해 뇌물 등을 받은 단서가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현직 A세무서장이 과거에 근무했던 서울 성동세무서를 압수 수색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담당지역에 있는 육류수입 가공업자 B씨로부터 금품과 골프비용 등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ADVERTISEMENT

경찰은 최근에는 A서장이 B씨에게 골프 접대를 받은 정황을 잡고, 지난달 해당 골프장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A세무서장이 차명으로 골프장을 예약해 실제로 누구와 골프를 쳤는지 또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예약 명단을 압수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영장을 기각했다. A서장이 골프를 쳤다는 소명이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후 경찰은 자료를 보강해 최근까지 다섯 차례나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영장은 번번이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세무서에서 용산세무서장으로 자리를 옮긴 A씨는 경찰 수사를 받자 지난 7일 대기 발령 조치됐다. 경찰은 A씨에게 뇌물을 준 B씨가 중앙부처 공무원에게도 뇌물성 금품을 건넨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