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명절 인기 선물 상품인 한우가 올 추석 시즌에는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사육두수가 크게 늘고 불황으로 소비까지 줄면서 가격이 1년 전보다 3%가량 떨어졌다. 2009년과 비교하면 23% 낮아졌다. 과일이나 굴비로 선물을 건네던 사람들도 이번 추석엔 한우로 눈을 돌릴 법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이런 점을 고려해 예년에 비해 물량을 대폭 늘리고, 다양한 판촉 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치열한 ‘한우전쟁’이 예고된다.

유통 업계에선 올해 한우 선물세트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백화점 ‘브랜드 한우’로 승부

롯데백화점은 올 추석 대표 한우브랜드로 ‘울릉 칡소’를 내놨다. 울릉 칡소는 청정 지역인 울릉도에서 약초를 먹여 키워 ‘약 칡소’로도 불린다. 해양심층수를 먹고 자라 육질과 마블링 상태가 최상급이라는 설명이다. 울릉군은 800여마리의 한우 중 칡소가 절반인 400마리를 차지하고 있어 전국 최대 칡소 산지로 자리잡고 있다. 울릉 칡소 명품세트는 등심, 안심, 채끝 스테이크, 불고기, 국거리 등의 여러 부위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61만원이다. 등심로스, 채끝, 양지, 불고기로 구성돼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고 쓰임새도 많은 울릉 칡소 1호 세트는 39만원이다.

롯데백화점은 올 추석 기간 더운 날씨를 대비, 아이스팩과 밀폐형 아이스박스를 사용해 보냉력을 두배 이상 강화하는 등 상품 신선도 유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0만원대 실속형 세트와 ‘화식한우’ ‘제주 흑한우’ ‘산청 유기농한우’ 등 프리미엄 한우세트 물량을 50% 확대해 역대 최대 물량인 5만5000세트를 준비했다. 고객 반응이 좋았던 10만원대 실속형 선물세트는 주요 품목의 가격을 작년 추석에 비해 20% 낮췄다. 대표 상품은 한우 불고기 1㎏, 국거리 1㎏으로 구성된 ‘현대 특선한우 실속 세트(11만원)’와 1등급 찜갈비 1.4㎏, 불고기 1.2㎏으로 꾸민 ‘한우 순우리 국(菊)세트’ 등이다.

현대백화점 대표 브랜드인 ‘화식한우’는 1++등급으로만 구성한 ‘현대 화식한우 명품세트’로 거듭났다. 화식한우는 고온으로 푹 익힌 보리 쌀겨 볏짚을 먹여 키웠다. 일반 한우에 비해 필수지방산 함량이 높아 고기 색이 진하고 씹을 때 찰진 느낌을 준다는 설명이다. ‘현대 화식한우 명품 국(菊)호’는 100세트 한정 판매하며 가격은 39만원이다. 희소성 높은 프리미엄 한우 ‘제주 흑한우’와 ‘산청 유기농 한우’ 선물세트(20만원)도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한우로 만든 LA갈비를 업계 처음으로 선보인다. 갈비 부위 중 살집이 가장 두툼한 3~5번 갈비대로만 만들어 별도의 양념을 하지 않아도 부드러운 육질을 맛볼 수 있다. LA갈비를 집에서 즐기는 가정이 많아진 트렌드를 반영해 호주산이나 미국산으로만 만든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한우로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소 한마리에서 한 세트밖에 나오지 않아 희소성도 높다. ‘한우 꽃갈비 구이’ 세트는 2.8㎏에 30만원이다.


◆대형마트 “더 저렴하게”

이마트는 전체 한우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렸다.

경매를 통해 한우를 직매입하고 직영 미트센터를 통해 유통단계를 최소화시켜 가격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또 부위별, 등급별 구성을 통해 원하는 상품을 용량별로 고를 수 있는 것도 이마트 한우선물세트의 장점이다. 대표 상품으로는 한우 1++ 등급 중에서도 전체 도축량의 3.2% 내외의 마블링 등급이 가장 우수한 고급 부위로 엄선해 만든 구이용 세트 ‘마블링 넘버9 구이용’을 내놨다. 100세트 한정으로 48만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마블링 최상위 등급인 1++등급 한우만을 엄선해 한 마리 중 1%만 생산되는 부위로 ‘명가명장 1++ 한우특수부위 세트’를 내놨다. 가격은 62만원이다.

한우협회와 공동으로 암소한우 갈비세트도 선보인다. 100% 한우 DNA 검사에 합격한 암소 갈비만을 선별한 세트로 암소 특유의 깊은 맛이 특징이다. 가격은 미정으로 10만원 내외가 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한우선물세트 포장재로 스티로폼이 아닌 친환경 에코폼 소재를 적용해 환경까지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는 전라남도 지리산 인근의 청정지역 농가에서 사육된 한우 중 최고등급인 1++등급을 엄선해 최고급 갈비 선물세트를 꾸렸다. ‘지리산 순한 한우’는 무항생제로 사육한 친환경 한우로 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하고 농협중앙회가 주관한 축산물 브랜드 페스티벌에서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500세트만 한정 판매하며 가격은 25만원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