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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에 기술까지…PE, 한국산보다 30% 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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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석유화학 시장 '중동의 역습'

    중동, 대규모 증설 나서
    한국기업, 고부가로 승부

    ‘축복받은 원유의 땅’ 중동이 대규모 장치산업인 석유화학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중동 기업들은 타고난 자원을 기반으로 한 원가 경쟁력에 합작을 통한 학습으로 기술력까지 더했다. 국영 기업을 중심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받으며 대규모 증설이 이어지고 있어 석유화학 산업 내 중동의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앞마당’인 중국 시장에서 중동에 밀리며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한 차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일 쇼크 이후 대규모 투자

    중동 국가들은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중장기 경제개발계획을 통해 석유화학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왔다. 원유 의존도가 높아 유가변동에 쉽게 흔들리는 취약한 경제구조의 한계를 인식했기 때문이다.

    중동의 대표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1970년 이후 5년 단위로 추진해온 경제개발계획을 통해 공격적인 신증설을 추진했다. 이를 모델로 카타르, 이란, 쿠웨이트 등은 1990년대 후반부터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분야 프로젝트를 통해 석유화학 단지를 조성하고 산업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장현 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 과장은 “석유화학 제품의 기반이 되는 에틸렌 기준 중동의 생산능력은 1990년대 800만t 규모에서 지난해 2600만t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며 “2016년까지 2900만t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동 석유화학 제품의 경쟁력은 자국이 보유한 저가의 에탄에서 나온다. 이를 통해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한국 기업들보다 PE 기준 30%가량 저렴하게 생산이 가능하다.

    문상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00년대 고유가로 축적해온 오일 머니도 중동 국가들의 산업 구조 고도화의 기반이 됐다”며 “석유화학 산업은 중동 국가들의 전략적 자원인 석유나 천연가스를 가장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2007년 기준 전 세계 PE와 PP 생산 규모의 각각 13%, 7%를 차지했던 중동 비중이 2015년에는 20% 이상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기업, 기술과 가치로 대응

    중동의 공세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맞물려 올 상반기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국내 기업들은 중동의 저가 범용제품에 대응해 특화용도로 쓰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늘리는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고무의 성질을 함께 가지는 엘라스토머 제품이나 온돌파이프용 제품 등 차별화된 제품 비중을 확대해가고 있다”며 “중동산 제품의 영향을 받는 범용 PE제품 수출은 거의 없지만 범용제품 가격 하락 폭이 워낙 커서 프리미엄 제품 가격도 일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에탄을 기반으로 하는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카자흐스탄에 직접 짓는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와 전선용 복합수지(W&C)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한화케미칼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시프켐과 EVA 및 LDPE 합산 20만t 등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젠 기술과 가치로 승부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수익성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중동과 아ㆍ태지역 등으로의 직접 진출도 모색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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