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진동자(통신부품) 생산업체인 써니전자는 올해 증시 최대 화제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 4월 초 600원대의 ‘동전주’였던 써니전자는 ‘안철수 테마주’로 부각되면서 지난달 말까지 1500% 넘게 급등했다. 그랬던 써니전자가 지난달 27일부터 하향곡선을 그리며 2주 만에 40% 가까이 고꾸라졌다. 고점 근처에서 뒤늦게 투자에 나섰던 ‘개미’들은 ‘폭탄을 잡은 것 아니냐”며 패닉(공황)에 빠진 분위기다.

지난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써니전자는 4.34%(320원) 내린 70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7일 장중 사상 최고가(1만1500원)를 찍은 뒤, 급격한 조정을 받으며 이날까지 38.69% 하락했다.

1966년 창사 이후 한 번도 증시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써니전자는 2월 말부터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개미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이 회사 송태종 대표가 안랩 경영전략실 이사 출신이라는 점이 집중 조명된 것.

써니전자는 이후 4월 초 684원에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장중 최고점까지 1581.28%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거래소는 4월23일과 같은 달 30일 두 차례에 걸쳐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하고 거래를 정지시키기도 했지만 오름세는 거침없었다.

써니전자는 이번 조정 이전에 5월 초와 6월 초, 7월 말에 각각 짧게는 1주일, 길게는 한 달 넘게 조정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마다 “추세가 꺾였다” “하한가 랠리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왔지만, 결국 반등에 성공하며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4월 이후 있었던 네 번의 조정 가운데 이번 조정이 단기간 낙폭이 가장 크다”며 “하락 과정에서도 거래량이 하루 1000만주 안팎으로 많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한두 차례 상승반전 흐름이 나타날 수 있지만 보유물량을 처분하는 기회로 활용해야지, ‘물타기’를 위해 추가매수에 나서면 절대로 안 된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극도로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팍스넷 등 주요 인터넷 증권 게시판에는 “최고점에 물려 미치겠다” “30배 상승했으면 된 거지 욕심이 화를 불렀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온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초부터 23일까지 10억원가량 써니전자를 순매수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주가는 기업의 실적에 맞춰 움직이게 돼 있는데, 정치테마주는 이런 기본원리가 통하지 않는다”며 “정치테마주는 아예 쳐다보지 않는 게 제일 좋다”고 말했다.

송종현/임근호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