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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모토로라와 뮤직폰 만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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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파리의 IT 이야기] 디지털 전쟁 내막 파헤친 ‘디지털 워’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 판도는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그래서 판을 제대로 읽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출간된 ‘디지털 워(Digital War)’란 책을 읽어볼 만합니다. 영국 가디언의 IT 에디터 찰스 아서가 쓴 책입니다.

    이 책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얘기도 꽤 많이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애플이 2007년에 아이폰을 내놓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알고 보면 아이폰이 첫 번째 폰은 아닙니다. 애플은 아이폰을 만들기 전에 모토로라와 손잡고 ‘로커’라는 뮤직폰을 만들었습니다. 그게 2005년이니까 아이폰이 나오기 2년 전인데, 이 폰은 실패했습니다. 성능이 좋지 않았고 애플이든 스티브 잡스든 공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모토로라로서는 아이튠즈와 아이팟으로 디지털 음악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플과 제휴하면 대단한 뮤직폰을 만들 수 있다고 기대했겠죠. 그러나 스티브 잡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잡스는 왜 재킷에 공을 들이지 않았을까요. 공들일 생각도 없이 왜 모토로라와 제휴했을까요. 책에는 답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태블릿 전쟁의 뒷얘기도 재밌습니다. 아시다시피 태블릿은 애플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먼저 내놓았습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2000년 11월 컴덱스 전시회 기조연설을 통해 태블릿을 공개했고 “5년 내에 가장 인기 있는 PC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물론 이 태블릿은 실패했고 게이츠의 예상은 빗나갔죠. 그런데 2년 후 스티브 잡스를 만나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태블릿에 관해 말해주는 실수를 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게이츠의 얘기를 듣고 ‘태블릿이 되겠구나’, ‘그러나 펜으로 입력하는 건 불편하다’, ‘손가락 터치로 작동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애플은 얼마 후 터치스크린 기술을 보유한 핑거웍스를 인수하고 태블릿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터치스크린이 너무 비싸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작은 화면은 가격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이패드 개발을 접어두고 아이폰을 개발해 2007년에 내놓았던 겁니다.

    책에는 노키아 경영진의 거듭된 판단 실수도 언급돼 있습니다.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은 세 살배기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우린 세 살배기용 스마트폰은 안 만든다”고 쏘아붙였습니다. 노키아는 아이폰이 나온 후에도 경쟁이 될 만한 신제품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칼라스부오는 신속히 대처하라는 이사회의 압력이 거세지자 “나를 전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려면 해임하라”고 큰소리쳤다가 해임 당했죠.

    후임 스테판 엘롭은 자사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심비안을 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을 택했습니다. 구글 안드로이드를 택할까 고민도 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판매 지원금을 주겠다고 하자 마음을 굳혔습니다. 이 바람에 노키아는 휴대전화 시장에서 외톨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노키아가 윈도폰을 택한 날 빅 군도트라 구글 부사장은 트위터에서 ‘칠면조가 두 마리라고 독수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글을 날렸습니다.

    찰스 아서의 책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 CEO로 복귀한 1998년부터 세상을 떠난 2011년까지 펼쳐진 디지털 전쟁을 담고 있습니다. 분량이 460쪽이 넘지만 구체적인 사례가 많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왜 인터넷 서비스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구글과 애플에 뒤졌는지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창의적 기업 문화가 왜 중요한지, 최고경영자가 왜 중요한지 절감할 수 있습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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