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평균 10% 가량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우증권은 7일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순환적 경기 변동 사이클에서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것이 아닌 구조적인 요인으로 장기간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송흥익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30~54세 인구수 감소라는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로 아파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체계가 바뀌고 있다"며 "아파트는 부를 축적하는 투자의 대상에서 이제는 본연의 목적인 거주 대상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으며 그에 따라 주택 시장 패러다임도 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 수도권 30~54세 인구수 감소와 자녀 세대인 5~19세 인구수 급감으로 아파트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경제 성장률은 3% 내외의 저성장이 예상되고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이제는 임대 소득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며 "결국 주택 시장의 패러다임은 자본 차익(Capital gain) → 안정적인 현금흐름(Cashflow) 중심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대 전환기가 도래하고 있으며 이제는 세상의 변화를 수용하고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우증권은 아파트 가격 하락을 전망하는 이유로 ▲서울,수도권 주택 보급률은 100% 상회 ▲전세와 매매 비율이 최소 과거 고점까지 상승할 때까지 매매가격은 하락할 전망 ▲가계부채 1000조원 ▲물가 상승과 대출이자 증가 ▲서울,수도권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2억5000만원 ▲30~54세 인구수 감소와 DTI 규제 ▲세종시 출범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을 들었다.

그렇다면 서울 수도권 지역 아파트 가격은 얼마나 더 떨어질까.

자본가와 세입자 각각의 경우를 고려하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평균 15.0% 내외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송 애널리스트는 판단했다. 그는 자본가들이 세후 임대수익률 3.13%에 만족한다고 가정할 경우에도 서울,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평균 16.5% 추가 하락해야 최소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고, 전·월세 세입자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평균 13.6% 추가 하락해야 매수를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적정 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리, 월세 변동 가능성은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 금리, 월세 변동에 따라 아파트 적정 가격은 변할 수 있다.

최근 서울,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이미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는 아파트 가격 연착륙을 위해서 부동산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송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가격이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전히 내 집에 대한 애착이 크기 때문에 부동산 정책이 뒷받침되면 10% 내외의 완만한 조정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우리나라보다 경제 성장률이 낮은 미국, 일본 등 글로벌 도시들은 모기지 금리가 한국보다 낮지만 세후 임대수익률은 평균 3.9% 내외로 높기 때문에 한국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10% 이상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