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3%에 그쳤다. 전년 동기로는 2.3% 성장한 것이어서 경기 부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민총소득(GNI)은 1.2% 증가했지만 불경기 탓에 국민들이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3% 증가했다. 지난 7월 공개된 속보치 0.4% 증가보다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던 지난해 4분기(0.3%)와 같은 수준이다.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은 1분기 0.9% 증가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3분의 1토막’이 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2.3% 성장에 그쳐 2009년 3분기(1.0%) 이후 가장 낮았다.

정영택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6월 경제 지표들이 악화됐고 건설업과 제조업 성장도 예상보다 좋지 않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조업 생산은 전기 대비 0.2%, 건설업은 2.7% 각각 감소했다.

소비와 투자도 더욱 나빠졌다. 2분기 민간소비는 0.4% 증가에 그쳤으며 정부소비는 0.3% 감소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7.0%, 0.4% 줄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6월부터 투자 심리가 급속히 나빠진 게 수치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2분기 GDP 증가율이 속보치보다 낮아진 데다 3분기 마이너스 성장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1.2% 증가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2010년 2분기(1.4% 증가)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GNI는 수출입 물가 흐름에 영향을 받으면서 GDP 증가율과는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정 부장은 “수입물가가 수출물가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해 교역조건이 개선된 데다 배당소득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명목 GNI는 전기 대비 0.2% 감소하면서 2008년 4분기(-2.5%)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일부 업종만 실적이 좋아 실질소득 증가를 골고루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소비자물가지수는 내렸지만 생활물가가 높은 점도 GNI 수치와 체감 소득이 괴리를 보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2분기 총저축률은 31.2%로 전 분기(31.3%)보다 소폭 낮아졌으며 국내 총투자율도 27.7%로 1.8%포인트 하락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