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캐피탈은 자동차금융의 노하우를 지난 18년간 쌓아온 업계 2위(연결 자산기준 5조6000억원) 캐피털 회사다. 1994년 설립된 이후 외환위기, 카드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 각종 위기를 잘 극복해왔다. 전국적인 영업망과 약 700명의 임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2008년 5조8000억원까지 증가했던 대출자산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 6월 말 기준 4조2000억원까지 줄었다. 그러나 과거의 성장을 재현하기 위해 다시 뛰고 있다.

주력사업인 자동차금융 비중은 전체 자산 대비 84%다. 나머지는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이 각각 12%, 4%를 차지한다. 자회사로는 2008년 인수한 아주IB투자(옛 기보캐피탈)와 올 들어 인수한 아주저축은행(옛 하나로저축은행)이 있다.

아주캐피탈의 사업상 강점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안정적 자산이 뒷받침하고 있는 자동차금융이 사업의 중심이라는 점이다. 경기 불황에도 부실 발생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다. 계열사인 아주모터스를 통해 한국GM의 자동차금융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둘째, 조달의 장점이 돋보인다. 최근 업계에 공통적으로 조달금리가 낮아지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이에 더해 크레디트 라인(은행이 고객에 대해 미리 설정해 둔 신용공여의 최고한도) 확대와 다양한 조달원 확보 등을 통해 조달비용을 추가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

셋째, 향후 실적개선이 본격화될 수 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줬던 아주캐피탈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크게 줄면서 향후 충당금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 2008년 1450억원이었던 PF대출은 문제되는 대출 중심으로 매각·상각을 통해 정리, 지난 6월 말 467억원으로 감소했다. 넷째, 캐피털 산업 내 성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인수·합병(M&A)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캐피털 업계 최초로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면서 수신 기반 확보와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사업상 약점은 첫째, 최근 인수한 저축은행의 실적 부담이 단기적으로 돋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저축은행의 실적은 올해까지는 기존 PF대출 충당금 부담으로 적자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이미 저축은행 중앙회가 대주주로 있으면서 부실채권을 정리한 이후 인수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부실 규모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부터 흑자 전환할 것이란 예상의 근거다.

둘째, 대내외 경기악화에 따른 실적부진 우려다. 경기둔화가 지속될 경우 소비심리 위축이 차량판매 부진으로 연결되면서 신규 영업실적 축소와 개인신용대출 부실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가 측면에서도 강·약점을 살펴볼 수 있다. 강점으로는 안정적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배에 불과하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아주캐피탈의 개별기준 순이익은 작년 이후 연간 4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저축은행 실적부진으로 연결기준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저축은행의 영업이 정상화되면서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연결기준 순이익이 본격적으로 증가, PBR 상승여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소수주주에게 배당을 많이 해 배당매력이 크다. 지난해 소액주주 대상의 주당 배당금은 400원으로 배당수익률이 7.7%에 달했다. 이런 배당정책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 측면의 단점은 유통물량이 부족해 주가의 변동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시가총액이 2000억원대 후반임에도 불구, 지난 1년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가 없었다는 얘기다. 거래가능한 일반주가 12.6%에 불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대주주 물량의 시장 방출 등을 통해 거래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

아주캐피탈은 2015년까지 총자산 6조500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연체율 2% 이하로 유지하면서 우량 캐피털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주캐피탈의 총자산이 5조1000억원, ROE 6.1%, 연체율 4% 수준임을 감안할 때,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캐피털업과 연계한 아주저축은행의 영업 본격화, 이를 통한 실적 턴어라운드, 중고자동차 금융과 개인신용대출 강화, 특히 다이렉트 금융 활성화를 통한 성장스토리를 만들어가면 목표 달성이 어렵지만은 않아 보인다.

올해 아주캐피탈의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은 133억원으로 부진했다. 하반기에는 실적이 크게 회복되고 배당매력도 부각되기 때문에 시장의 주목을 받는 중소형 금융주가 될 것이라 믿는다.

황석규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