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총학생회는 연세대와 고려대 간 체육행사인 ‘연고전’ 중 아이스하키 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키로 결정했다. 총학은 지난 2일 중앙운영위원회를 열어 찬성 14표 반대 1표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고려대는 2009년 아이스하키부 코칭스태프가 한 예비입학생에게 연세대 아이스하키부의 한 학생을 폭행토록 사주한 사건이 지난 5월 밝혀지면서 진통을 겪어왔다.

김광환 당시 고대 운동부 총감독이 퇴진했지만 최태호 코치가 여전히 아이스하키부에 남아있는데다 빅터 리 감독의 징계수위도 결정되지 않아 갈등을 빚어왔다. 총학은 당초 ‘연고전 무산’ 카드도 고려했으나 “정기전은 개최해야 한다”는 내부 여론을 수렴, 아이스하키 무관중 경기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총학 관계자는 “경기 자체를 무산시키기에는 실업팀 진출을 앞둔 4학년 선수들이 치러야 할 희생이 너무 크다”며 “일단 아이스하키 전에 한해 무관중 경기를 열어 학교 측에 항의 표시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총학은 성명서와 현수막을 동원해 학생들의 협조를 구할 예정이지만 티켓 발매를 주관하는 고려대 응원단은 총학의 방침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연세대 총학도 아이스하키 경기 참여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라 양측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삼열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무관중 경기를 추진하는 고려대 총학의 문제의식에 공감한다”면서도 “우리는 현장에 직접 참가해서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에 더 강한 항의 퍼포먼스를 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