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스핀융합센터, 스핀 트랜지스터 "개발부팅 필요없는 컴퓨터 5년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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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껐다 다시 켜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이용
CPU처럼 연산처리 가능한 논리 소자 개발에도 착수
CPU처럼 연산처리 가능한 논리 소자 개발에도 착수
부팅 시간을 기다릴 필요 없는 컴퓨터, 한 번 충전해 2~3일씩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영화 수만편을 저장할 수 있는 휴대용 저장장치까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기기의 불편을 해소해 줄 차세대 기술들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전자업계 판도를 크게 바꿔 놓을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기술을 경쟁국보다 앞서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차세대 소자 스핀 트랜지스터
반도체는 종류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소자는 전자의 이동이 많고 적음을 파악해 0, 1의 데이터를 구분하는 전자 소자에서 출발한다. 이 같은 소자 수천만개를 회로로 연결하면 2진법을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나 복잡한 연산을 할 수 있는 CPU로 만들 수 있다.
스핀 트랜지스터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반도체의 한계를 개선해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장 센터장은 “많은 전류를 흘렸다가 순간 차단하는 기존 반도체와 달리 스핀 트랜지스터는 각 소자의 회전 방향만 제어해도 돼 전력 소모와 발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팅 필요 없는 컴퓨터 나온다
2009년 스핀 트랜지스터를 첫 개발한 KIST 스핀융합센터는 관련 기술을 국내 기업들에 이전했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업체들은 D램, 플래시 메모리 등을 대체할 차세대 메모리 후보로 스핀 기술을 이용한 STT-M램(Spin Transfer Torque Magnetic RAM)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는 5년 내 상용화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메모리에서 한발 더 나아가 CPU처럼 복잡한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논리 소자 개발에도 나섰다. 스핀 트랜지스터를 연결해 다양한 논리(OR,AND,NOR,NAND)를 계산할 수 있는 집적회로를 만드는 게 목표로 최근 전자의 회전을 제어하는 데 효과가 큰 반도체 소재인 인듐안티모나이드(InSb)를 찾아내 기대 이상의 연구 성과도 거뒀다. 연내 논문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센터장은 “스핀 트랜지스터를 실온에서 사용하게 하는 데만 앞으로 2~3년 더 연구해야 하는 등 해결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며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의 입지를 이어갈 수 있도록 스핀 트랜지스터 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 스핀 트랜지스터
자기장에 의해 전자가 회전하는 원리를 이용한 소자. 기존 반도체에 금속 자석을 결합해 만든다.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전력 소모와 발열을 모두 크게 줄일 수 있어 모바일기기를 중심으로 먼저 상용 제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자 회전 응답 속도가 피코초(1조분의 1초)로 작동해 데이터 처리 속도도 크게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