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오너 형제들, 앞다퉈 지분 매입…한일시멘트 그룹 지배권 경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마켓인사이트 9월4일 오후 3시31분
한일시멘트 오너 형제들이 앞다퉈 한일시멘트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고(故) 허채경 창업주의 3남 허동섭 한일건설 회장(64)과 4남 허남섭 한덕개발 회장(61)이 최근 보유지분을 크게 늘렸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허동섭 회장은 지난달 한일시멘트 주식 6만주(0.79%)를 시간 외로 취득했다. 허동섭 회장 지분은 총 5.96%로, 경영일선에서 비켜난 장남 허정섭 명예회장(73) 지분(7.95%)을 제외하면 개인 단일주주로 가장 많은 주식을 갖게 됐다.
허동섭 회장의 두 딸 서연(35), 서희(26)씨가 최근 3만5000주(0.46%)씩 장내에서 취득한 것을 합하면 허동섭 회장 측 지분율은 9.54%로 늘어난다. 이들 가족이 지난달 한일시멘트 주식 매입에 쓴 돈은 44억5500만원이다.
허남섭 회장은 허동섭 회장에 앞서 한일시멘트 주식을 사모았다. 허남섭 회장은 지난 3월 한일시멘트 주총에서 등기임원 및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주식을 적극 매입하고 있다. 허남섭 회장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2만4500주(0.32%)를 사들인 데 이어 7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9만5000주(1.27%)를 매입, 지분율을 5.9%로 끌어올렸다. 지분 매입에 쓴 자금은 40억원 정도다.
한일시멘트그룹은 창업주 타계 이후 2세들이 경영권을 나눠가졌다. 1남 허정섭 명예회장이 한일시멘트, 3남 허동섭 회장은 한일건설, 2남 허영섭 회장과 5남 허일섭 회장은 녹십자를 맡았다. 4남 허남섭 회장은 서울랜드를 운영하는 한덕개발을 물려받았다.
한일시멘트의 지분 변동이 주목받는 것은 한일시멘트가 한일건설뿐 아니라 한덕개발(서울랜드), 중원전기 등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사실상 지주사이기 때문. 한일시멘트 지분이 늘어날수록 그룹 전체 지배권도 커지게 된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