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수가 1000여명인데 사장이 4명. 게다가 그 위에 부회장과 회장이 1명씩 더 있다면….’

재계 서열 19위 동부그룹의 핵심 계열사 동부CNI 얘기다. 이 회사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시스템통합(SI) 업계 12위권으로 작년 매출은 5110억원이다. 이보다 5배 이상 많은 매출을 올린 업계 1위 삼성SDS에는 사장만 1명 있는 점과 비교된다.

동부CNI의 상층부가 두터워진 배경은 뭘까. 회사의 역사가 1차 원인으로 꼽힌다. 2010년 11월 동부CNI가 동부정밀화학에 흡수 합병되면서 양사 대표였던 이봉 사장과 곽제동 사장이 사장직을 유지했다. 이후 작년 11월 정보기술(IT) 부문에 치우친 사업을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전자재료 부문의 윤인택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회사 위상이 높아진 점도 한몫했다. 동부CNI는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주체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데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 중인 동부그룹 내에서 일반지주회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이 회사 최대주주(18.59%)로 있어 경영권 승계와도 맞물려 있다. 지난 3일 컨설팅 부문의 백숙기 부사장이 회사 내 네 번째 사장이 된 배경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그룹 내에서 잔뼈가 굵은 윤대근 동부건설 부회장이 지난 7월 동부CNI 회장으로 승진하고 2010년 5월 김순환 동부화재 부회장이 동부CNI 부회장으로 옮겨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