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달러보따리 만지작…금값 뜀박질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금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앙은행들이 채권 매입 등으로 돈을 풀면 물가가 상승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지난달 3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온스당 1687.60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 3월11일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8월 한 달 동안 금 가격은 4.5% 올라 11% 급등했던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금화 판매량도 같은 기간 28%나 급증했다.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금 선물 및 옵션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수 포지션이 지난달 28일까지 1주일 동안 19% 증가해 13만1687건을 기록했다.

금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Fed의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다. Fed가 두 차례 양적완화를 통해 2조3000억달러 규모 채권을 사들인 2008년 1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금값은 70%나 뛰었다. 3차 양적완화도 비슷한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는 셈이다.

거물 헤지펀드 투자자들은 이미 지난 분기부터 금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2분기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골드트러스트 지분을 88만4400주로 두 배 이상 늘렸다고 밝혔다. 존 폴슨이 이끄는 폴슨앤드코도 SPDR골드트러스트 지분을 2180만주로 26% 늘렸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