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황 모르는 3대 호황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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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명품…英 런던 고급주택…日 은퇴자 소비
루이비통·에르메스 中 매출 20% 이상 늘어
런던 고급주택 거래가격 2009년 이후 49% 올라
日 65세 이상 은퇴자 편의점 소비규모 평균의 10배
루이비통·에르메스 中 매출 20% 이상 늘어
런던 고급주택 거래가격 2009년 이후 49% 올라
日 65세 이상 은퇴자 편의점 소비규모 평균의 10배
지난 7월 루이비통은 중국 상하이 리츠칼튼호텔에서 올가을을 겨냥한 대형 패션쇼를 열었다. 루이비통 157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패션쇼로 실제 크기에 가까운 모형 기차가 런웨이(공연무대)에 들어오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자나르디 랑디 루이비통 글로벌담당 부대표는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루이비통의 중국 매출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마케팅과 고객 서비스를 위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기업들이 고통스러워하는 세계적 경기 둔화에서 비켜난 시장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중국 경제관찰보 등은 중국의 명품 시장과 영국 런던의 고급 주택 시장, 일본의 은퇴자 소비시장 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차별화 속 성장, 중국 명품 시장
루이비통과 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LVMH그룹의 올 상반기 매출은 129억유로(약 18조438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이 기간 에르메스도 중국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려 전년 대비 22%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 대외무역대 명품연구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 고액 자산가의 33%는 “앞으로도 명품 소비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다만 모든 명품업체들의 실적이 좋은 것은 아니다. 버버리의 2분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1%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증가율(34%)에 크게 못 미쳤다. 중국 등 아시아 매출 증가율이 67%에서 18%로 급감한 것이 결정타였다. 티파니도 1%대 매출 증가에 그쳤다.
저우팅 명품연구센터장은 경제관찰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명품 소비는 여전히 늘고 있지만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에 따라서 명품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 고급 주택 시장은 호황
남유럽 재정위기로 유럽 부동산 시장 전반이 침체돼 있지만 런던 고급 주택 시장만은 예외다. 부동산업체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런던 고급 주택 매매가는 2009년 3월 이후 49% 올랐다. 파리, 로마 등 다른 유럽 도시는 물론 뉴욕, 홍콩 등 글로벌 대도시보다 높다.
빌딩 컨설팅업체 EC해리스에 따르면 2021년까지 런던에는 1만5500채의 고급 주택이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투자금은 380억파운드(약 68조원)에 이른다.
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해외에서 계속 들어오고 있어서다. FT는 아비바 등 글로벌 보험사부터 주요 국가 연기금, 사모투자펀드(PEF)까지 런던 고급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니 피질리 버클리그룹 대표는 “런던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며 런던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려는 유럽 및 아시아권 자산가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은퇴층 공략 나선 일본 기업
고질적인 내수침체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은 은퇴자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평균 저축액이 2260만엔으로 전체 평균 대비 36% 많아 소비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 훼미리마트는 도쿄 인근 다이칸야마에 은퇴자에 특화한 편의점을 냈다. 인테리어도 은퇴자의 취향에 맞게 목재를 써 중후하게 꾸몄다. 훼미리마트 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 소비자가 편의점을 한번 방문할 때 쓰는 돈은 평균 600엔으로 전체 평균(60엔)의 10배에 달했다.
통신업체 NTT도코모가 최근 노년층을 겨냥한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플은 최근 도쿄 긴자에 있는 매장에서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아이폰 사용법 강좌를 시작했다.
가와구치 다쓰야 NTT도코모 전략마케팅 팀장은 “은퇴자들 역시 젊은 세대처럼 휴대폰 화면을 터치하며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노경목/김동현 기자 autonomy@hankyung.com
많은 기업들이 고통스러워하는 세계적 경기 둔화에서 비켜난 시장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중국 경제관찰보 등은 중국의 명품 시장과 영국 런던의 고급 주택 시장, 일본의 은퇴자 소비시장 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차별화 속 성장, 중국 명품 시장
루이비통과 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LVMH그룹의 올 상반기 매출은 129억유로(약 18조438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이 기간 에르메스도 중국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려 전년 대비 22%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 대외무역대 명품연구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 고액 자산가의 33%는 “앞으로도 명품 소비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다만 모든 명품업체들의 실적이 좋은 것은 아니다. 버버리의 2분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1%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증가율(34%)에 크게 못 미쳤다. 중국 등 아시아 매출 증가율이 67%에서 18%로 급감한 것이 결정타였다. 티파니도 1%대 매출 증가에 그쳤다.
저우팅 명품연구센터장은 경제관찰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명품 소비는 여전히 늘고 있지만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에 따라서 명품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 고급 주택 시장은 호황
남유럽 재정위기로 유럽 부동산 시장 전반이 침체돼 있지만 런던 고급 주택 시장만은 예외다. 부동산업체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런던 고급 주택 매매가는 2009년 3월 이후 49% 올랐다. 파리, 로마 등 다른 유럽 도시는 물론 뉴욕, 홍콩 등 글로벌 대도시보다 높다.
빌딩 컨설팅업체 EC해리스에 따르면 2021년까지 런던에는 1만5500채의 고급 주택이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투자금은 380억파운드(약 68조원)에 이른다.
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해외에서 계속 들어오고 있어서다. FT는 아비바 등 글로벌 보험사부터 주요 국가 연기금, 사모투자펀드(PEF)까지 런던 고급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니 피질리 버클리그룹 대표는 “런던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며 런던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려는 유럽 및 아시아권 자산가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은퇴층 공략 나선 일본 기업
고질적인 내수침체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은 은퇴자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평균 저축액이 2260만엔으로 전체 평균 대비 36% 많아 소비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 훼미리마트는 도쿄 인근 다이칸야마에 은퇴자에 특화한 편의점을 냈다. 인테리어도 은퇴자의 취향에 맞게 목재를 써 중후하게 꾸몄다. 훼미리마트 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 소비자가 편의점을 한번 방문할 때 쓰는 돈은 평균 600엔으로 전체 평균(60엔)의 10배에 달했다.
통신업체 NTT도코모가 최근 노년층을 겨냥한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플은 최근 도쿄 긴자에 있는 매장에서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아이폰 사용법 강좌를 시작했다.
가와구치 다쓰야 NTT도코모 전략마케팅 팀장은 “은퇴자들 역시 젊은 세대처럼 휴대폰 화면을 터치하며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노경목/김동현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