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잭슨홀 연설 노림수와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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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욱 해설위원 > 지난 금요일 대형 이벤트를 넘어섰다. 버냉키 연준의장의 잭슨홀 연설 노림수와 의미는 무엇인지 짚어보자. 노림수라는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 버냉키 연준의장은 시장을 버릴 수도 없고 정치적인 압박에 더해 ECB 통화정책회의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든 바톤을 잘 넘겼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버냉키 연준의장의 잭슨홀 연설문 원문을 살펴보자. 현지시간 금요일 오전 10시로 되어 있다. 미국의 개장 30분 후다. 시장의 반응부터 보고 다시 돌아와 연설문을 보자. 이날 S&P 500지수 일중을 보면 버냉키 연준의장의 연설이 시작된 10시가 되자마자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급락했다.
그래서 일단 이번에 QE3는 안 나올 것이라고 이미 시장은 예상했지만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1차적인 반응, 즉 아무리 예상대로지만 막상 이런 불확실성이 음지에서 양지로 노출되는 순간 공매도를 비롯 하방 공격이 몇 분 사이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평가는 전혀 달랐다. 버냉키 연준의장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10시 10분경부터 갑자기 V자 반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때는 버냉키 연준의장의 연설이 결론이 나지 않았을 때다.
오늘 여러 마감 브리핑을 보면 버냉키 효과로 미 증시가 금요일에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시장이 원하는 방향대로 그냥 끌고 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연설이 끝나기 전에 반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고 연설 마지막에 2차로 급등한 구간이 있다. 이것이 바로 버냉키 연준의장의 잭슨홀 연설문 결과에 대한 반응이었다.
내용을 살펴보자. 지난 2007년 이후 연준의 활약상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전후로 연준이 과감한 금리인하나 양적완화 조치를 통해 시장을 많이 안정해 놓았으며 역할이 충실히 전달됐다는 일종의 성과보고처럼 나와 있고 이 내용은 생각보다 오래 이어지고 있다.
제일 후반부에 보면 연준의 본격적인 의지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정치적인 압박에 대해 의식한 듯 양적완화의 대표적인 조치인 연준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에 대해 미국 국민들은 소비자이자 납세자라고 표현하면서 미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고 결국 미 연방부채 감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치적인 압박에 대해 경제논리로 반박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절벽 이야기도 조금 뒤에 언급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연준이 정부나 의회의 도움이 없이도 얼마든지 양적완화를 할 수 있다. 즉 달러를 찍어내 양적완화로 시중에 돈을 풀어줄 테니 정치인들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라는 식인데 도대체 연준이 어떤 절차에 따라 얼마큼 달러를 찍어내는지는 지금까지 전혀 알려진 바 없다.
사실 연준이 자체적으로 양적완화의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는 논조는 사실 추가 양적완화를 통해 달러 약세를 어느 정도 용인하겠다는 것은 미 정부 입장에서는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왜냐하면 달러 약세는 미 대외부채가 사실상 감소하는 효과로 연결된다. 이것을 달러가 아닌 금, 쌀 등의 현물로 표시했을 때보다 달러가 약세로 갔을 때 미국의 실제 부채는 감축되는 효과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 정치권과 연준의 싸움은 결과가 너무 뻔하다고 볼 수 있다. 무조건 연준이 우위에 있다.
경제전망 파트가 제일 중요하다. 여기서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QE3 가능성이 타진된다. 연준의 양적완화 기조는 원칙적인 수단과 예외적인 수단, 두 개를 동시에 병행해왔는데 그 결과 실업률도 지난 금융위기의 10%대에서 8.3%까지 떨어졌고 고용도 400만 일자리가 생성됐다.
이렇게 보면 QE3에 대한 가능성이 확실히 줄어든 것 같다는 착각이 들지만 이는 그야말로 연준의 지난 활약을 이야기하는 과거지사다. 그 아래에 보면 이러한 긍정적인 여러 가지 시그널에도 불구하고 지금 경제상황은 만족스러운 상황이 결코 아니라는 표현을 썼다.
새로운 경기판단은 바로 이것이다. 현재의 경제상황이 결코 만족스럽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고용에 대해 언급하고 있고 심지어 조금 강도 높게 이야기한다. 지난 1월 이후 고용상황은 거의 현실적으로는 진전이 없었다는 평가다. 앞으로도 이 실업률은 연준의 목표치에 근접하려면 한참 멀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시간이 상당 기간 걸릴 것이다.
그러면서 이 실업률이란 이상하게도 연준의 양적완화가 빗나간 사각지대에 있다. 그런데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 양적완화를 더 강도 높게 할지, 연장을 할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연장선상에 있고 오늘 이 자리에서 완전히 다 오픈하지는 않겠다며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또 한 번 연준은 필요하면 추가 양적완화를 시행할 것이며 그 타깃은 경제회복과 고용창출이 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이것이 바로 2차 급등의 원인이다. 반등은 사실상 시장의 기계적인 반응이었고 기대감을 유지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고 진짜 반응은 여기서 나타났다.
이에 대한 현지 전문가들의 의견도 궁금하다. 대체로 나쁘지 않았으니 시장도 저렇게 반응했을 것이다. 도이치 뱅크의 의견을 보자. 버냉키는 양적완화에 대한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는 것이 이번 연설을 통해 재확인됐다.
최근 속속 발표되고 있는 미 경제지표 호전 소식이나 그것이 아니라면 QE3 가능성이 잘 보존되고 있었다는 연설 내용 등 둘 중 어떤 것을 생각하더라도 시장이 가지고 있는 경기하방 리스크 해소에 도움이 되는 재료였다.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어서 다행이다. 혹은 QE3의 가능성 보존이 잘 되었다는 것이 다행이다. 어떤 것이든 시장에 좋은 호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BTIG 증권의 내용을 보자. 오늘 버냉키 연준의장의 연설은 연준이 현행 금리를 조금 더 연장할 수 있다는 간접적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약화시키지는 않았다. 그리고 연설 분위기상 오는 9월 FOMC에서 QE3 발표 가능성이 기존의 50%에서 더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날 버냉키 연준의장은 어떤 새로운 힌트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FOMC 이후 조금이라도 더 비둘기파적인 색깔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 그때의 가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요즘 어떤 통신사의 광고처럼 연준 QE3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 이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기대감만으로 증시가 오른 것은 매수주체가 돈을 어디서든지 끌어와 주식을 미리 사고 있는 것인데 만약 QE3가 없다면 그 돈을 갚거나 안전자산으로 도로 파킹하는 반응 등이 있을 것이다. QE3 확률, 높낮이에 따라 시장이 이렇게 반응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오늘 우리시장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대해 예측해보자. 지난 6개월 동안의 유로달러 환율 흐름을 보면 코스피가 처지기는 했지만 유로화 가치와 거의 추세는 동조화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아웃포펌하면서 유로달러 환율을 상위에서 치고 올라갔다가 다시 한풀 꺾인 지난주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금요일 버냉키 연준의장의 발언 이후 달러는 약세, 유로화는 강세를 나타냈으니 코스피 지수가 이를 후반영해 오늘 반등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FOMC 한국지수를 보아도 0.82% 상승으로 지난 금요일 미국시장 상승률보다 조금 더 컸다. 따라서 지난주 삼성전자 이슈 때문에 한번 레벨 다운이 됐지만 오늘 같은 날 반등 추세에 외국인이 크게 역행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외국인이 지수를 끌고 올라가기에는 MSCI 한국지수 수준이 낮아져 있는 상황이다. 주의를 해야 한다. 또 오늘 밤 미국은 노동절로 휴장이니 이것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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