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중 발행될 새 지폐에 그리스 신화 인물의 얼굴을 새겨 넣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 보도했다.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퇴출) 우려가 높아지는 중에 나온 결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내년 5월 새로 발행될 5유로 지폐에 등장할 인물은 ‘유로파’다.

유로파는 그리스 신화에서 페니키아의 공주로 등장한다. 아름다운 외모로 신들의 사랑을 받았다. 신들의 왕이었던 제우스가 하얀 들소로 둔갑해 유로파를 크레타섬으로 납치해 간다.

제우스와 유로파 사이에 나온 아들이 괴물 미노타우로스의 아버지 미노스다. 유로파는 죽은 뒤 하늘로 올라가 황소자리가 됐다고 전해진다. ‘유럽’이라는 명칭은 유로파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ECB는 유로파의 얼굴을 워터마크(복제방지를 위해 지폐에 새겨넣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문양)로 그릴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ECB가 유럽의 근원이 된 그리스 신화의 인물을 선택한 것은 유로화를 앞으로도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