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추가 자산 매입 검토"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3차 양적완화(QE)를 시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행시기 등은 밝히지 않고 대신 이전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함으로써 향후 양적완화 정책 시행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분석이다.

버냉키 의장은 31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심포지엄 연설에서 경기부양과 실업률을 낮추는 등 경제 회복을 위해 Fed가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적인 자산 매입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양적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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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의장은 또 미국 실업률에 대한 우려를 재차 표명했다. 미국 실업률의 회복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1월 이후 실업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경기 회복 속도보다 빨라지지 않을 경우 실업률은 당분간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 회복과 노동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Fed가 추가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언제 양적완화를 시행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발언은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시행 가능성을 언급한 것보다 낮은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8월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FOMC는 추가 양적완화를 위해 각종 지표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대신 버냉키 의장은 지난 1, 2차 양적완화의 효과를 설명하는데 연설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양적완화 시행에 앞서 반대론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다. 버냉키 의장은 “과거 두 번의 양적완화는 경제성장에 효과적이었고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도 않았다”며 “효과가 비용을 웃도는 것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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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에 따른 잠재적 위험 가능성도 축소했다. 그는 “추가 양적완화는 경기부양에 효과적이며 일자리 창출을 가져올 것”이라며 “예상되는 위험은 충분히 관리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