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새로 상장한 기업 7곳 중 3곳은 카메라 부품업체다. 나노스는 휴대폰용 IR필터와 카메라모듈을 생산한다. 엠씨넥스는 차량용 카메라모듈 국내 1위 업체다. 디지탈옵틱은 휴대폰과 차량용 카메라 렌즈를 제조한다.

기업공개(IPO)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상황이었지만 나노스가 439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카메라 부품업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뜨거웠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고화소 카메라 경쟁과 더불어 자동차에 전·후방 카메라를 장착하는 경우가 늘면서 카메라 부품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김현용 SK증권 연구원은 “스마트TV, 차량용, CCTV용 등으로 전방산업이 확대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높은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고화소 경쟁 수혜

카메라모듈, 검사장비, 렌즈 등 카메라 부품업체들의 올 주가 상승률은 시장 평균을 웃돌고 있다. 코스피지수(4.4%)와 코스닥지수(1.1%)가 올 들어 소폭 오름세에 그치는 동안 옵트론텍은 129.3%, 성우전자는 108.4% 상승했다. 코렌(74.5%) 세코닉스(44.9%) LG이노텍(32.6%) 자화전자(26.8%) 나노스(18.5%) 하이비젼시스템(11.8%)도 1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엠씨넥스와 아이엠은 상반기 실적 부진 탓에 각각 20.4%와 24.0% 하락했다. 하지만 성장성이 훼손된 것은 아닌 만큼 반등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카메라 업체들의 주가를 견인하는 힘은 스마트폰의 고화소 카메라 경쟁에서 시작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500만화소 카메라가 주류였으나 올 들어선 800만화소가 기본이다. 아이폰4S와 갤럭시S3는 물론이고 지난 29일 독일에서 공개된 갤럭시노트2도 800만화소 카메라를 채택했다. LG전자는 이보다 더 나아가 1300만화소 카메라를 장착한 옵티머스G를 28일 공개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00만화소의 카메라모듈 단가는 500만화소에 비해 2배가량 비싸 부품업체들의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카메라시장도 급성장

휴대폰 카메라모듈이 시장 규모면에서 가장 크다면 차량용 카메라모듈은 성장이 빠른 시장이다. SK증권에 따르면 휴대폰용 카메라는 2010년 10억2200만개에서 2015년 16억1100만개로 연평균 9.5% 성장할 전망이다. 차량용 카메라는 2010년 기준 시장 규모가 1000만개에 불과하지만 2015년에는 4900만개로 연평균 37.4% 성장이 예상된다.

권명준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차할 때 뒤를 보여주는 후방카메라는 과거에는 고가 차량에만 장착됐지만 요즘은 중저가 차량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는 전방과 후방에 1~2개의 카메라가 장착됐다면 최근에는 4~6개로 장착 카메라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방위 360도를 보여주는 카메라, 차로 이탈 경보 카메라, 운전자 졸음 인식 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카메라가 개발되면서다.

○영업이익 증가율 100% 넘는 곳도

작년과 비교해 올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세코닉스다. 세코닉스는 디지탈옵틱과 마찬가지로 렌즈를 제조하는 업체로 올해 16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5.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에 휴대폰과 빔프로젝터용 렌즈를 공급할 뿐 아니라 현대모비스에 자동차용 렌즈를 공급하고 있어 부품업체 중 가장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자화전자와 나노스, 파트론도 각각 162.9%, 120.0%, 100.3% 영업이익이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파트론은 올해 주가가 1.5% 떨어져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