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농어촌산업박람회’에서는 농어촌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심도 있는 세미나가 열렸다. 박람회에 참가한 농식품 기업 대표들은 유통업체와 소비자들에게 출품한 특산품을 알리며 틈틈히 세미나에 참석, 내용을 꼼꼼히 메모하는 열성을 보였다.

이창우 한국 자유무역협정(FTA)산업 협회장은 FTA 체결 확대에 따른 농식품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 회장은 “세계적으로 400여개의 FTA가 체결돼 있으며 이를 통한 무역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FTA 시대를 맞아 농업을 ‘수출 산업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점차 농업에 대한 각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FTA 협상 단계부터 농업 산업의 규제 완화를 논의에 포함시켜 이를 적극적으로 관철해야 한다는 것이다.

FTA 체결 국가에서 농어업에 필요한 질 좋은 생산 요소들을 값싸게 들여오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 ‘한류’를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황태규 우석대 교수는 “한국의 주력 수출상품이나 문화를 알리는 데 우리 농식품을 공동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드라마나 영화 등에 국산 농식품을 체계적으로 노출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더 나아가 국산 농식품 자체를 소재로 한 문화콘텐츠 개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수산물의 유통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논의됐다. 허철무 MD아카데미 원장은 ‘농산물 유통의 환경변화와 대응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국내 농수산물 유통에서 대형마트와 온라인, 홈쇼핑 업체의 점유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도매나 전통시장의 취급량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다”며 “판로를 다변화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판로 쏠림’을 막기 위해 산지 유통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원장은 “선별, 포장, 가공 등에 필요한 유통시설을 산지에 설립하고 현지 유통조직도 대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기반으로 현지 농산물의 공동마케팅을 전개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마케팅 전략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품목·지역별로 ‘안테나숍’을 운영하는 것도 농어촌 기업체의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테나숍’이란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연합해 서울 등 수요가 큰 대도시에서 운영하는 판매점을 말한다.

박동진 목원대 교수는 “생산한 농식품을 유통하는 데 필요한 물류 비용이 과다하고 시간 손실도 크다”며 “수도권·지방 상생기금을 활용해 서울 등 대도시에 곳곳에 ‘농어촌 존’을 만들어 이곳에서 각 지역 특산물을 시식·판매할 수 있도록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