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들이 다음달부터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알뜰폰의 강점인 '저렴한 요금'을 내세우기 어려워 고민에 빠졌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3일 CJ헬로비전과 에넥스텔레콤이 KT의 망을 빌려 알뜰폰 업계 최초로 LTE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대기업 계열사이고 케이블TV 업계 강자인 CJ헬로비전과 알뜰폰 1위 사업자인 에넥스텔레콤이 LTE 서비스를 개시하면 알뜰폰 시장과 LTE 시장 양쪽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사업자의 LTE 요금이 기대만큼 저렴하지 않다는 점이다.

CJ헬로비전의 LTE 상품인 '헬로LTE'의 요금은 KT와 똑같다.

즉 34요금제(기본요금 3만4천원)∼125요금제(기본요금 12만5천원)인 요금제 단계와 데이터·음성·문자 제공량이 KT의 LTE 상품과 일치한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LTE요금은 KT와 똑같지만, 대신 음악 서비스인 엠넷(M net)과 N스크린 서비스인 티빙(Tving)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가격이 아니라 콘텐츠와 서비스로 차별화할 계획"라고 설명했다.

에넥스텔레콤은 LTE 요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CJ헬로비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LTE 망을 빌려 쓰는 대가가 기존 2세대(2G)나 3세대(3G) 망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KT는 아직 한창 투자 중인 LTE 망을 알뜰폰 사업자에게 저렴하게 대여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KT 관계자는 "망 제공대가를 최대한 낮게 책정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으며수시로 알뜰폰 사업자와 협의해 대가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말엔 SK텔레콤도 알뜰폰 사업자에게 LTE 망을 제공한다.

KT의 알뜰폰 사업자가 KT와 전산·망 연동 시스템을 함께 사용하는 것과 달리 SK텔레콤의 알뜰폰 사업자는 독자적인 전산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더 체계적인 알뜰폰 LTE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LTE 도매대가를 2G·3G와 동일하게 책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동통신 3사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LTE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게 되면 가정주부, 학생, 노인 등 통신요금을 많이 내지 않는 소비자층도 LTE에 매력을 느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