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내 증시는 미국 정책 이벤트에 대한 관망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대형주와 저평가된 중소형주(株)의 '간극 메우기' 장세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뉴욕증시는 29일(현지시간) 경기의 완만한 상승세를 반영해 소폭 상승했다. 다만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을 앞둔 관망분위기는 지속됐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연기금의 자금 투입과 삼성전자의 반등에 힘입어 나흘만에 상승해 전 거래일보다 12.21포인트(0.64%) 오른 1928.54로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9포인트(1.16%) 오른 505.32를 기록, 지난 4월 19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기준 500선 고지에 올랐다.

증시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을 앞둔 관망 분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가격·실적·수급' 삼박자를 갖춘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1900선 초반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코스닥지수는 중요 분기점인 500선을 4개월 여만에 넘어서며 추세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코스닥 시장은 2007년 10월 고점 대비 37.6%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미 같은 기간 고점 수준에 위치(6.6%의 간극)에 다가서고 있는 코스피 지수와의 가격 갭 축소과정이 좀 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코스닥 시장의 상승 추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남은 관건은 추세전환 과정에서 펀더멘털(내재가치)이 상승세를 뒷받침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박현석 동부증권 연구원은 "증시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다음주까지 주요 매크로 이벤트가 산재해 있다"며 "이 때문에 주요 수급주체들이 대형주를 적극적으로 매수하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 이어 "소형주 역시 코스닥 지수의 가파른 상승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에스엠, CJ E&M, LG상사, 영원무역 등과 같이 가격 부담이 덜하면서 이익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는 중형주에 대한 투자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업종 내에서도 저가 매력이 있고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중소형주에 매기가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실적 개선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추세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업종은 조선, 건설, 자동차 부품, 운송, 생활용품 등 10개 업종이다. 이 중 단기적인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는 건설, 자동차 부품, 운송, 반도체 업종 등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지수의 가파른 상승세로 단기 가격메리트가 일정부분 희석되고 있어 당분간 업종 및 종목별 옥석가리기는 감안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코스닥 지수의 중요 분기점 안착과 추가 상승과정에 대비해 '실적, 가격, 수급' 삼박자를 갖춘 중소형주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