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네팔 현지인에게 과테말라에 취직시켜주겠다고 속여 억대 취업 알선료를 가로채려 한 혐의(사기미수 등)로 이모씨(53)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중간모집책 이모씨(43)와 최모씨(56)는 불구속 입건됐다.

▶본지 5월19일자 A20면 참조

이씨 일당은 지난해 12월 네팔인 38명에게 “과테말라 현지 공장에 취직시켜주겠다”며 1인당 270만원씩 모두 1억원 상당의 알선료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네팔인들은 여권을 한국에 보냈고 이씨는 여권 사증란에 ‘과테말라 정부, 2014년까지 취업을 허가한다’는 스페인어 문구가 적힌 위조 도장을 찍어 취업비자가 정상 발급됐다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간모집책 이씨는 지난 1월 직접 네팔로 건너가 한국 경찰을 사칭, “정상적으로 취업 비자가 나온 것”이라며 알선료 지급을 독촉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네팔 현지에서 의사, 교사 등으로 일하며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으나 과테말라에서 근무하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씨 일행의 꼬임에 넘어가 비자 발급을 의뢰했다.

과테말라에 2006년 6개월 동안 머무른 적이 있는 이씨는 중간모집책인 또 다른 이씨와 최씨에게도 과테말라에 공장이 실존하는 것처럼 속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했던 현지인 A씨는 이씨 일당을 수상히 여겼고, 주일 과테말라대사관을 통해 비자 위조 발급 정황을 확인하면서 이씨 등의 범행은 꼬리가 밟혔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