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한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중소형주들이 상대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500선 재탈환해 안착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중소형주 선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다만 단기 강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 유럽 재정위기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29일 오후 1시30분 현재 코스닥지수는 4.88포인트(0.98%) 뛴 504.41에 거래되며 지난 24일(장중 500.04) 이후 재차 500선 탈환에 나섰다. 같은 시간 0.31% 상승에 그친 코스피지수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950선을 회복한 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지난 17일부터 29일까지 1.2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업종지수는 1.67% 내려 지수를 하회했다. 반면 중형주(0.78% 상승)와 소형주(1.88%)는 지수보다 좋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에이블씨엔씨코스맥스 등 중소형 화장품주들은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두드러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3.16% 올라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선 중소형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좀 더 남아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대형주에 비해 많이 오르지 못했던 중소형주들이 장기 관점에서 박스권 하단에서 상단으로 오르는 갭 메우기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코스닥지수 박스권이 460~540 수준이란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은 7~8%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정인지 동양증권 연구원도 "코스닥지수가 강한 저항선인 500선을 뚫었는데, 중소형주들은 쏠림 현상이 강하기 때문에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7일 이동평균선(497.02) 이탈 전까지는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중소·중견기업의 투자 촉진 및 경기활성화를 위한 설비투자펀드 조성계획을 발표했고, 수출입은행이 올해 수출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지난해보다 9000억원 많은 15조원으로 늘리기로 하는 등 중소형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이슈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아울러 오는 9월 아이폰5, 갤럭시노트2 등 신규 모바일 기기의 판매를 앞두고 있다는 점 역시 정보기술(IT) 부품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단기적으로 과열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시점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정책 기대로 올랐던 코스피지수가 주춤한 상황에서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였지만 현 시점은 정책 불확실성이 재차 불거질 수 있는 시기"라며 "유럽 관련 이벤트 등 정책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조정을 받지 않은 중소형주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