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피지수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면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유럽안정화기구(ESM)에 대한 독일 헌법재판소의 판결 등 유럽 관련 주요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전 거래일보다 1.54포인트(0.08%) 내린 1916.33으로 장을 마쳤다. 이달 말부터 이어질 정책 이슈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확대됐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경기지표가 엇갈리는 가운데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관망세가 나타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주 후반 잭슨홀 연설을 시작으로 9월 초중반 집중돼 있는 미국과 유럽 관련 이벤트 등을 확인하면서 당분간은 방향성 탐색과정이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 기대감 만으로 추세적인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 증시 흐름을 내다보면 오는 31일 잭슨홀 미팅에서 버냉키 의장이 어떤 발언을 할지가 증시 흐름을 결정짓는 중요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성향이 온건하게 바뀌어 추가 경기 부양책 시행 가능성은 있지만 당장 QE3가 시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내 경제지표 개선과 11월 대통령 선거 등 때문에 버냉키 의장이 직접적으로 QE3 언급을 포함한 기대 이상의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22일 버냉키 의장이 미 국회 하원에 보낸 서신을 근거로 시장에서는 QE3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3차 양적 완화 발표와 관련해서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고 언급했다.

모멘텀 약화에 따른 단기 조정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들도 제기되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6일 이후 이틀 이상 연속으로 상승하는 업종의 비율이 빠르게 줄어드는 등 주가 상승의 연속성이 다소 떨어지고 있다"며 "미국 FOMC회의 등을 통해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이 확보되는 상황과 더불어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조정을 받을 가능성까지도 염두해두고 있는 대목이다"고 설명했다.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시장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지만 주식시장의 펀더멘털(내재가치)은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은 중국 증시의 연중 최저점 경신과 코스피와 유사한 궤적을 보이는 호주 달러의 반락 등을 고려, 주식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없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지수가 조정을 받게 될 경우를 고려한 매매 전략이 유효하다는 게 곽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기술적으로는 오히려 단기 과매도권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방향성 베팅은 어려워도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TF)을 이용한 조정시 매수, 상승시 매도하는 단기 대응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