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미 화이자사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의 특허가 만료된 후 50여개에 달하는 복제약(제네릭)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제네릭들은 그동안 얼마나 팔렸을까.

최근 제약시장조사업체 IM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발기부전치료제 매출은 한미약품의 ‘팔팔’이 177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오리지널 약인 비아그라는 74억원으로 2위로 밀렸다.

마찬가지로 오리지널 약인 시알리스(릴리), 자이데나(동아), 엠빅스(SK케미칼), 제피드(JW중외제약)가 뒤를 이었다. 제네릭 가운데 팔팔을 빼면 누리그라(대웅)가 6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이 팔리며 7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업계에서는 팔팔의 ‘177억원 매출’을 의심어린 시선으로 보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177억원은 실제로 환자들에게 판매된 액수가 아니라 한미약품에서 도매 또는 약국으로 풀린 액수일 것”이라며 “초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밀어넣기식 영업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팔팔의 가격은 100㎎ 1정(50㎎ 2정)에 5000원이다. 50㎎의 포장단위는 24정, 100㎎은 12정으로 한 박스 가격이 6만원이다. 산술적으로 보면 29만5000개(박스)가 팔린 셈이다. 5월 말 부터 제네릭이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거의 6월 한 달 만에 이같은 실적을 달성했다는 얘기가 된다. 한미약품은 최근에는 씹어먹을 수 있는 25㎎짜리 ‘팔팔츄’도 내놨다.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팔팔이 제네릭 중 가장 잘 팔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문의약품이 한 달 만에 저렇게 팔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미 측에) 처방데이터를 공개해 보라고 요청했지만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전문의약품인 팔팔의 판매가를 광고에 노출시키는 등 약사법 위반을 이유로 7월20일부터 한 달간 판매업무정지 처분을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받기도 했다.

한미약품 측은 “IMS 데이터는 유통 물량 데이터로 실제 모두 처방된 금액이 아니다”며 “얼마나 매출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