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은 예전부터 ‘프라이빗 뱅킹’에 강점을 갖고 있어서인지 사내에 골프 애호가들이 많다. 특히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골프에 대한 관심과 식견이 대단하다.

이미림은 “김 회장님은 칭찬도 많이 해주시지만 저를 너무 속속 알고 계셔서 단점을 콕콕 집어 말을 해주세요. ‘너는 장타자니까 쇼트게임을 보완해야 한다’, ‘퍼팅은 전보다 나아졌으니 웨지샷을 집중적으로 연마하라’고 분석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미림이 나오는 골프대회 재방송까지 볼 정도로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이번 대회 프로암에 참석하고 난 뒤 “이미림이 우승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했다.

김 행장은 경기 외적인 면에서 격려를 한다. 김 행장은 “우승권에 있으면 TV 화면에 많이 노출되니까 잘 웃어야 한다. 우승해야겠다는 생각에 게임에만 너무 몰두하면 이를 잊어버리는 것 같다. 프로는 팬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소속 선수로 30㎝ 짧은 퍼팅을 놓쳐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 타이틀을 놓친 김인경의 예를 들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실수가 나온다. 짧다고 사소하게 생각하고 대충 치면 안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고 격려했다.

김 행장은 이날 이미림이 성균관대 재학 중인 사실을 알게 된 뒤 “김정태 회장님도 성균관대 출신이고 나도 같은 학교 출신이다. 우연찮게 모두 동문 선후배가 됐다”고 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