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경선 후보들은 28일 강원 지역 순회 경선을 맞아 심기일전을 다짐하며 필승전략을 가다듬었다.

이날 승부는 모바일투표 공정성 시비로 파행을 빚은 경선이 정상화된 뒤 치러지는 첫 대결이라는 점에서 저마다 파행 후유증의 상처를 씻어내며 막판 전열 정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후보들은 오전 태풍 볼라벤의 강타에 따른 악천후를 뚫고 속속 경선이 열리는 원주로 이동, 막판 표심을 점검했으며 틈나는대로 이날 밤 TV토론에도 대비했다.

`문 대 비문'(문재인 대 비문재인)간 대치전선이 가팔라지는 가운데 문 후보는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고, `이-문'(이해찬-문재인) 담합론을 고리로 연대에 나선 비문 진영의 손학규 김두관 후보는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그러나 파행의 여진이 가시지 않은데다 경선이 정상화되자 마자 공교롭게도 기상 악화까지 겹치면서 각 캠프 및 당 안팎에서 가뜩이나 빨간불이 켜지지 않은 경선 흥행에 찬물이 끼얹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문재인 `상처 털고 대세론 굳히기' = 문 후보측은 모바일투표 과정에서 미투표 처리된 규모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 효과가 다소 반감됐던 초반 2연전 압승의 공신력이 입증됐다는 판단에서 이 참에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강원의 경우 조직적 우위를 장담할 순 없지만 제주ㆍ울산에서 확인된 민심이 재연된다면 충분히 1위를 이어가며 결선 없이 승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후보는 비문 진영의 협공에도 즉각 대응하기 보다는 끌어안는 포용적 면모를 보이는데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민주당 경선 후 장외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국면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비문 진영과 함께 가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이에 따라 문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에서도 "문재인 다운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며 "경선은 통합의 장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 후보측 일각에선 `문재인 독주체제'가 조기에 고착될 경우 경선판 자체가 싱거워지면서 흥행에는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손학규-김두관 `공고해지는 비문연대'..정세균은 차별화 시도 = 선두주자인 문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손, 김 후보의 합동전선이 펼쳐지면서 이른바 두 주자간 비문연대가 구축되는 모양새다.

여기에는 어떻게 해서든 이번 경선을 결선으로 이끌어 역전을 시도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실제 손 후보측 김유정 대변인은 불교방송 `아침저널'에 출연, "정치인은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필요에 따라 연대 및 협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선에서의 연대 가능성에는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제주ㆍ울산 경선 합계 결과 3위로 주저앉은 손 후보는 강세지역인 강원에서 1위로 도약,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선대위 회의를 직접 주재한 자리에서도 "겸허한 자세로 새롭게 출발하자"며 "이순신 장군이 `열두척의 배가 남아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120척, 1천200척의 배가 있다"고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고 한다.

손 후보는 오후 합동연설에서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이 무너지는 것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면서 "당권파의 패권주의로는 안철수를 품을 수도, 박근혜를 이길 수도 없다"고 친노 주류에 대한 공격 수위를 한층 높일 예정이다.

김 후보도 연설에서 "특정 세력의 패권주의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겠다"며 "특권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민주당을 위기로 몰아넣는 친노 세력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고 각세우기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측은 울산 경선 결과 2위로 오른 것을 디딤돌로 강원에서 최소 2위권 내에 진입, 본격적인 재기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힘겨운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정세균 후보는 모바일투표 공정성 문제제기 과정에서는 손, 김 후보와 힘을 합쳤지만, 본격적인 비-문 연대 흐름과는 거리를 두며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네거티브 이미지를 경계하면서 정책통 이미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지역적 기반인 전북 선거인단이 제주ㆍ울산, 강원ㆍ충북 선거인단 전체에 맞먹는 10만명에 육박하는 만큼 `해볼만한 싸움'이라고 희망을 걸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