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송 쇼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선방하고 있다.

27일 오전 10시38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20포인트(0.27%) 떨어진 1914.78을 기록 중이다.

지난 주말 미국 법원에서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소송에서 완패함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의 급락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코스피 전체 시장의 충격도 우려됐다.

하지만 의외로 코스피는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8% 가까이 폭락하며 120만원선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코스피는 0.5% 수준의 소폭 하락으로 장을 출발한 데 이어 낙폭을 만회하더니 장중 반등에 성공한 뒤 보합권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장기선으로 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1914)과 200일 이평선(1911)을 일시적으로 하회하기는 했지만 역시 지지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코스피 선방의 주역은 외국인이다. 지난 24일 2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며 14일만에 팔자세로 돌아섰던 외국인이 하루만에 다시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현재 삼성전자로 인해 5% 가까이 급락 중인 전기전자 업종에서도 900억원 어치를 사들이는 중이다.

최용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심리 악화로 이날 삼성전자가 급락하는 것은 예견됐던 일이지만, 앞으로도 전체적인 국내 증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항소나 상고하게 될 경우 결론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다 최악의 경우 배상금을 3조5000억원 정도까지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삼성전자 기업가치의 3%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보다는 기존에 계속 관심을 가져온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최근 증시가 중요 분기점에 위치한 만큼 정책적 결과가 나오는지를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책 결과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큰 폭의 주가 등락은 나타나기 어려워 보인다는 판단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코스피 1900선 초반에서의 지지력이 확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고 있지만 국내 시장 전반적으로 외국인의 시각은 변하지 않고 있다"며 "외부적인 쇼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1900선대는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올해 초 코스피가 단기 반등 후 조정을 보였던 5월 이후 장세를 보면 7월까지 코스피는 1780~1900선 부근에서 박스권 장세를 이어나갔다. 당시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1900선이 코스피 지수대의 레벨업으로 인해 이제는 지지선으로 바뀌어 시장을 받춰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1910선대는 120일선과 200일선이 동시에 위치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지수대"라며 "200일선은 우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어 코스피가 이 밑으로 급격하게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