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코스피지수는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추가적인 낙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쳐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4일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등 정책 기대 약화로 1%대 하락, 1910선으로 되돌아왔다. 외국인이 14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서면서 지수 발목을 잡은 탓이다. 이에 지난주 주간 기준 코스피지수는 1.31% 하락했다.

26일 증권업계에선 오는 31일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연설에서 3차 양적완화(QE3) 조치가 발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다음주 코스피지수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면서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미국 경제지표 추이 등에 비춰 잭슨홀 연설에서 QE3 조치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끈 외국인의 적극적인 '사자'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한달간 세계 증시가 정책 효과 및 미국 경기회복 기대로 랠리를 이어갔지만 정책이 실행에 옮겨진 데 없는 상황에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는 구간이란 분석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7월 말부터 강한 매수세를 나타낸 외국인이 지난주의 경우 선물로 헤지를 걸면서 현물을 매수했다"며 "이번주 증시는 그동안 과도하게 유입됐던 유동성이 점차 빠져나갈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 보다는 하락 가능성이 더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대장주 삼성전자의 애플 특허 소송 완패 소식도 이번주 초 증시 부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 법원에서 진행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침해 소송에서 배심원단이 애플의 피해액을 삼성이 배상하라고 결론지으면서 이번주 초 삼성전자 주가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주 진행된 코스피지수 매물 소화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낙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외국인의 현물 매수 규모(3539억원) 이상의 프로그램 매수세(1조3980억원)를 감안하면 그동안 매물 소화과정이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셀링 클라이맥스 이후 매물 부담 완화와 함께 코스피지수가 1910선 전후에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910선에는 20일, 120일, 200일, 300일 이평선이 밀집돼 있고, 추세전환 가능성을 높인 8월 둘째주 장대양봉의 중간지수대(1915)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일시적으로 1900선을 하회할 수 있지만 대체로 1900~1950 구간에서 갇힌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며 "관심 업종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미국 경기에 초점을 맞춘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유가와 주가가 연동하는 정유 등"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다음달 6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7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 12일 독일 헌법재판소 판결 등의 이벤트들이 대기해 있어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