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대기업 집단 내 금융회사의 계열 분리를 사실상 강제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법안대로라면 삼성그룹은 금융 계열사만을 묶은 삼성금융지주회사를 별도로 설립해야 한다.

모임 소속의 김세연, 남경필, 이종훈 의원 등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간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하고 금융 계열사와 비금융 계열사 간 자본 이동을 차단하는 방안을 법제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가 가진 비금융 회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예외없이 금지시켜 대기업 집단이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모임 측은 현재 임원 선임 또는 해임, 정관 변경, 합병 등의 사안에 대해 예외적으로 15% 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예외규정을 활용해 실질적으로 금융회사가 비금융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하는 김상민 의원은 “의결권 제한을 법제화하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하지 못한다”며 “대신 삼성금융지주를 만들어 그 밑에 삼성화재와 삼성카드 등을 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9%에서 4%로 낮추고, 보험회사의 비금융 자회사 소유를 금지하는 안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세계의 경향이 금융위기 이후 금산분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