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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공짜 점심과 기회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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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 sejinmin@dongguk.edu>
    며칠 전의 일이다. 아침을 먹던 아홉 살 난 큰애가 뜬금없이 말했다.

    “엄마, 농사를 지어야겠어.” “왜?” “농사를 지으면 우리가 공짜로 먹을 수 있잖아.” “그게 왜 공짜야. 농사지은 거 다른 사람한테 팔면 돈 벌 수 있는데 그걸 포기하고 우리가 먹어치운다는 거잖아. 공짜가 아니지.” “왜? 어쨌든 돈을 안 내니까 공짜지.”

    여러분은 기회비용을 이해하고 있는가? 기회비용은 원론 수준의 경제학 교과서 첫머리에 거의 항상 등장하는 개념이다. 기회비용은 무언가를 선택할 때 그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의 가치이다.

    전·월셋값이 폭등세이던 2년 전쯤의 일이다. 아는 분이 전세 계약 만료일이 다가와 걱정을 하다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차라리 이번에 시세보다 몇 천만원 더 주고 2년간 마음 편하게 살까 봐요.” 몇 천만원이면 1년에 이자가 얼마인데 싶어 얘기를 하려다가 마음 편하게 지내는 대가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 집주인은 좋겠다 하고 넘어갔던 기억이 난다.

    기회비용을 몰라도 사는 데에 큰 지장은 없겠지만,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회비용은 경제학적 사고의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는 모든 경제 주체의 행동을 편익과 비용의 비교로 설명한다. 편익(benefit)은 어떤 행동으로부터 내가 얻는 것으로서 금전적 이득일 수도 있고 정신적, 육체적 만족일 수도 있다. 개인의 소비 행동을 설명할 때는 효용(utility), 기업의 생산 활동을 설명할 때는 수입(revenue)이란 단어를 편익 대신 쓴다. 여하튼 개인이건 기업이건 현실에서 보이는 행동은 편익에서 비용을 뺏을 때 가장 큰 것을 선택한 결과라고 경제학은 말한다.

    편익의 개념은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데 반해 비용은 다소 난해한 부분이 있다. 단순히 돈이 얼마나 들었나가 비용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가 농사짓는 선택의 비용은 씨앗 화분 흙 물 등에 대한 지출액도 있지만, 농사짓는 시간 동안 포기해야 하는 다른 행동들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아이가 같은 시간 할 수 있는 일들 중에 아빠 구두를 닦을 때 받는 용돈이 가장 크다면 농사짓는 선택의 기회비용은 명시적 지출액에 그 용돈을 더한 만큼이 된다. 수확물을 소비하는 기회비용은 그 농산물을 다른 사람에게 팔았을 때 가장 잘 받을 수 있는 가격이 된다.(팔 수 있을 만한 것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한다.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할 때라면 각 대안들의 편익과 비용을 따져 보는 것이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다년간의 훈련 끝에 기회비용을 고려하는 것이 일상이 된 필자가 매일 느끼는 것이 있다. 진부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 sejinmin@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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