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대체할 단기지표금리인 ‘단기코픽스’가 도입돼 오는 11월부터 매주 공시된다. 연동된 대출이 많은 기존의 CD 금리는 은행들이 일정 규모의 CD를 발행하도록 해 잔액을 2조원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가계대출 등에 활용되는 지표금리는 기존의 코픽스와 CD금리 이외에 단기코픽스가 추가됐다.

◆3개월물 반영해 매주 공시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이 참여한 단기지표금리 개선 관련 합동 태스크포스(TF)는 22일 이 같은 개선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거쳐 11월7일부터 매주 수요일 단기코픽스를 발표한다. 기존 코픽스가 모든 조달상품의 평균비용을 반영하는 데 반해 단기코픽스는 만기가 3개월물인 조달상품을 대상으로 산정된다. 이에 따라 만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기업대출과 가계 신용대출에서 CD금리를 상당 부분 대신하는 단기지표금리로 활용될 전망이다.

단기코픽스는 우리·국민·신한·하나·외환·SC·씨티·농협·기업 등 9곳을 대상으로 산정된다. 기존의 코픽스 산정 대상은행과 동일하다. 은행연합회가 이들 은행의 전(前) 주 조달평균금리를 월·화요일에 파악해 수요일에 공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기코픽스가 금리 면에서 유리하다면 고객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현행 코픽스보다 만기가 짧은 만큼 시장금리를 더 잘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수준은 비슷할 듯

단기코픽스가 시장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금리 수준이 중요하다. 금융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단기코픽스는 CD금리보다 5~10bp(1bp=0.01%포인트) 정도 높게 형성될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이 과거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단기코픽스는 CD금리보다 약 0.1%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대출금리는 비슷하게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은행들이 과거 코픽스 상품을 출시할 때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대출상품의 금리는 낮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고승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은행의 전체 대출금리는 가산금리를 포함해 결정되므로 그런 부분까지 고려하면 단기코픽스 연동 대출은 CD연동보다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CD금리는 당분간 유지

CD금리는 계속 유지된다. CD 연동 대출 잔액이 327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CD의 월평균 잔액이 2조원으로 유지되도록 은행들이 일정 규모의 시장성 CD를 계속 발행하고 실시간 공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발행 CD 가운데 1조원 이상은 3개월물로 발행하도록 했다.

각 은행의 CD발행 물량은 CD 연동 대출 규모에 비례해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가 은행과 협의를 거쳤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의무 발행’이 1년간 계속되는 셈이다.

고 국장은 “자금시장에선 당분간 CD 금리 사용이 불가피하다”며 “1년 정도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문제가 많았던 CD금리의 산정방식도 달라진다. 그동안 CD발행 내역이 비공식적으로 집계되고 유통돼 속보성과 정확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은 만큼 앞으로는 은행이 발행 즉시 보고하면,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정보센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시한다.

또 증권사에 CD금리 호가를 제출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대신 호가를 내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 평가 때 가점을 주기로 했다.

류시훈/장창민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