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으니 이왕이면 거대 시장 미국을 뚫읍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무역 실무에 적용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21일 경주 대명콘도. 대학생들이 수출품 마케팅 전략을 짜내고 있었다. 이들은 한국무역협회가 마련한 ‘대학생 무역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다. 40여명의 대학생들이 7개조로 나뉘어 기계·전자·섬유·잡화 등의 수출 방안을 직접 작성했다. 출신 대학은 경북대 광운대 대구대 서강대 세종대 연세대 영남대 울산대 한국외국어대 홍익대 등 다양했다.

무역캠프는 지난 2월 처음 시작했으며 이번이 2회째다. 이번 캠프에는 총 252명이 참가했다. 1인당 참가비가 20만원에 이르는데도 516명이 지원, 경쟁률이 2 대 1을 웃돌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이들은 2박3일간 수출 아이템 분석과 해외 시장 조사, 거래처 정보 수집, 마케팅 전략 수립 등 전반적인 무역과정을 배운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자신이 중소기업의 가상 무역 실무자가 돼 수출지역을 찾아내고 시장 상황, 관세 등을 감안해 효율적인 수출 방안도 찾는다.

영남권 캠프(8월20~22일)에 참가한 김가은 씨(영남대 독어독문학과 4년·23)는 “졸업 후 중견·중소기업의 수출 업무에 종사하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차만 씨(목포해양대 기관시스템공학부 2년·21)는 “엔진을 해외에 팔고 싶어서”, 박소영 씨(홍익대 금융보험학과 4년·22)는 “대학에서 배운 국제금융을 무역과 접목시키고 싶어서”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캠프를 총괄하는 송권호 무역협회 글로벌연수실장은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앞당기려면 중견·중소기업의 수출기업화를 촉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역 전문인력을 많이 양성할 필요가 있어 무역캠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학생은 ‘무역마스터 과정(9개월 과정)’이나 ‘글로벌 무역전문가 과정(1년6개월 과정)’ 등을 통해 이론과 실무를 더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역협회는 올해부터 협회 업무의 중점을 무역인력 양성에 두기로 하고 ‘무역인력 확충 액션플랜’을 마련했다. 이 플랜의 핵심은 무역캠프를 포함해 한 해 약 5000명씩 앞으로 3년 동안 총 1만5000명의 무역전사를 양성하는 것이다. 주로 지방업체나 중견·중소기업을 위한 무역역군을 키워내는 것이다.

전종찬 무역협회 무역실무연수실장은 “교육과정을 늘려 무역협회 11개 지역본부를 통해 올해에만 4997명의 무역인력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작년의 2795명보다 78.8% 늘어난 것이다.

과정별로는 △정규 무역실무 과정 약 2500명 △마케팅 과정 1500명 △무역캠프·무역실무 단기속성 과정 등 기타 과정 약 1000명이다.

이번 캠프에서는 선배들의 해외 시장 개척 사례 발표도 있었다. 20년 이상 선박 수출 업무를 담당해온 양재식 현대중공업 고객지원부문 자문역(60)은 “제조업을 사랑하지 않고는 세계를 가슴에 품을 수 없다”며 “수출역군이 되려면 무역 지식과 더불어 제조업에 대한 애정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주=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