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골판지·보일러…비인기株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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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하우시스 수익성 개선…주가 6월 이후 20% 상승
동일제지 53% 급등…비용절감으로 영업익 증가
경동나비엔 18.5% 올라…해외 진출로 돌파구 마련
동일제지 53% 급등…비용절감으로 영업익 증가
경동나비엔 18.5% 올라…해외 진출로 돌파구 마련
구닥다리로 여겨져 그동안 투자자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던 종목들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창호(창문과 문), 골판지, 보일러 관련 종목이다.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처럼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것도 아니고,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처럼 사회적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꾸준한 투자와 구조조정, 수출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이 높아진 점이 호평을 받고 있다.
○구조조정 등으로 수익성 높아져
LG하우시스 주가는 2009년 말부터 줄곧 하락세를 걸었다. 국내와 미국의 주택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창호재 판매가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6월 이후로는 20.8% 상승했다. 고기능 소재·부품(자동차 내외장재, 고광택시트 등)에서의 안정적인 수익이 바탕이 되는 가운데 창호 부문이 2분기 영업흑자로 전환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높은 완성창과 고기능 유리를 통해 실적이 바닥을 벗어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기존의 창호업체들은 유리와 창틀을 따로 판매했으나 LG하우시스는 이를 같이 판매하는 완성창 사업모델을 도입해 수익성을 높였다.
또 고기능 유리의 일종인 로이유리는 표면에 얇은 금속막을 입혀 적외선 반사율을 높인 제품으로, 7월 시행된 ‘에너지 효율 등급제’의 수혜가 예상된다. 독일이 창호 효율화를 법제화하고 5년 만에 로이유리 사용비중이 50%에서 91%로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사용비중이 5%에 불과한 한국은 잠재 수요가 크다는 평가다.
골판지 업체들의 주가도 무섭게 치솟고 있다. 6월 이후 동일제지가 53.6% 오른 것을 비롯해 아세아제지(36.4%) 태림포장(35.7%) 대림제지(32.7%) 신대양제지(32.4%) 등이 코스피지수 상승률(5.6%)보다 6배 넘게 상승했다. 중소업체가 난립하던 골판지 업계가 2006년 이후 활발한 인수·합병(M&A)을 거치면서 5개 대형 계열기업(2011년 기준 시장점유율 82.9%) 중심으로 재편된 덕분이다.
동일제지는 관계사인 태림포장 등에 75%를 납품하는 등 안정적인 거래처를 갖고 있는 점이 부각돼 주가상승률이 50%를 넘었다.
송동헌 현대증권 연구원은 “업계 구조조정과 수직계열화를 통해 비용절감과 함께 원재료 구매 시 가격협상력이 높아졌다”며 “온라인 및 홈쇼핑에 따른 택배포장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하반기에도 이익이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골판지 업체들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급증해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앞서거나 맞먹고 있다. 신대양제지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7% 늘어난 223억원으로 작년 영업이익(187억원)을 넘어섰다.
○해외시장 진출로 돌파구 마련
국내 1위 보일러업체인 경동나비엔도 6월 이후 주가상승률이 18.5%에 달한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2009년부터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제품이 현지 소비자에게 인정받으면서다.
경동나비엔은 러시아 가스보일러 시장에서 1위, 미국 가스온수기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7년 13.1%였던 수출비중도 지난해 34.8%까지 확대됐다. 유럽과 중국 진출에도 나서고 있어 2015년에는 내수보다 수출이 더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