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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파견하는 트럼프…유가 치솟자, 베센트의 조작?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오늘은 데이터도 좋지 않았습니다. 물가는 높게 나왔고, 성장은 하향 조정됐습니다. 그나마 고용은 악화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전쟁과 유가에 시장 관심이 쏠려 있는 가운데,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엔비디아의 GTC콘퍼런스,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1. 일부 유조선 통과?…하지만
13일(미 동부시간)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5~0.7%에 이르는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튀르키예 정부가 이란 당국의 통행 허가를 받아 자국 선박 한 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고요. 인도 정부도 이란과 일부 LNG선의 통행을 논의하고 있고, 이르면 이번 주말에 지나갈 수 있다는 뉴스(월스트리트저널)가 나왔습니다. 로이터는 2척이 통과 승인을 받았다고 썼고요. 또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도 이란과 선박 통행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전날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브렌트유는 아침 한때 97.6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92.04달러까지 기록했고요.
하지만 이런 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튀르키예 선박도 현재 페르시아만에 15척이 묶여있는데, 이 중 한 척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다른 선박은 계속 공격 받고 있습니다. FT는 "유럽과 이란의 협상이 진전될 것이라는 보장도, 이란이 협상에 나설 의향이 있다는 보장도 없다"라고 썼습니다. 미즈호는 "호르무즈 해협과 그것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해협이 열리기 전에는) 유가를 낮추려는 모든 노력이 효과가 없다"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다 보니 호르무즈 해협은 막혀 있습니다. 댄 케인 합참의장은 "이란은 여전히 아군과 선박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고요. JP모건은 이번 위기로 촉발된 원유 생산 중단은 다음 주에는 하루 1200만 배럴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BCA리서치는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협상 조건으로 이란의 권리 인정(우라늄농축), 배상금 지급, 미래 침략 방지를 위한 국제적 보장을 제시했다. 이는 현실성이 떨어지며, 미국 중간선거를 지렛대로 삼아 전쟁을 이어가는 게 이란의 전략임을 보여준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조기 휴전을 위한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해병대 투입 뉴스가 나온 뒤 오전 11시께 주가는 내림세로 전환했습니다.
블룸버그의 하비에르 블라스 컬럼니스트는 "제 예상은 전쟁이 계속되는 매일 유가가 배럴당 3~6달러 오르는 것이다. 다음 주 내내 전쟁이 이어진다면 15~30달러가 추가되는 셈"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 경제 지표, 스태그플레이션 예고?
경제 데이터도 오늘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개인소득은 0.4% 증가해 컨센서스(0.5%)를 밑돌았습니다. 개인소비는 0.4% 올라 컨센서스(0.3%)는 웃돌았지만, 인플레이션이 높다 보니 실질 개인소비는 0.1% 증가에 그쳤습니다.
웰스파고는 "물가는 예상한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란 전쟁이 지속되고 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이 데이터는 옛날 것처럼 느껴진다. 향후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찰스슈왑은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고용 지표 약세, 이란 전쟁 관련 불확실성 증가, 유가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Fed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유가 급등에 대한 채권 시장 반응은 대체로 매파적이었다.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2년물 수익률은 유가와 함께 움직였다. 이는 오판일 수 있다. 현재 안정적 노동 시장, 적당히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이는 유가 충격이 지속되면 Fed가 더 비둘기파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높여준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어제 "높은 인플레이션 경로는 Fed가 조만간 금리를 내리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면서 금리 인하 예상 시기를 기존 6월, 9월에서 9월, 12월로 미뤘는데요. 그러면서도 "노동 시장이 충분히 약해져 조기 인하를 정당화할 수 있다면, 높은 유가가 인하를 저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산출한 Fed 경로는 시장 가격보다 더 비둘기파적"이라고 밝혔습니다.
3. 시장을 지배한 위험자산 회피
주가는 내림세를 지속했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61%, 나스닥은 0.93% 내렸고 다우는 0.26% 하락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업종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어도비는 어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매출이 12% 증가했다고 보고했으며, 지금 분기에 대한 실적 전망치도 예상보다 높게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7.58% 내렸습니다. 1분기 순 신규 연간 반복 매출(ARR)이 4억 달러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입니다. 18년간 CEO를 맡아온 샨타누 나라옌도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4. 6600 밑으로 가면 풋(Put)?
월가에서는 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가 여전합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6600선까지 하락하면 백악관이나 Fed의 정책 대응을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급등하는 유가, 길어지는 이란 전쟁, 세계적 불안정을 트럼프 풋(시장 지원책)이나 Fed 풋의 촉매로 꼽았습니다. 잠재적인 풋으로는 관세 완화, 분쟁 완화, 혹는 금리 인하나 채권 매입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제시했습니다. 그는 금, 반도체, 유럽 증시 등 과매수 된 자산에 대해선 경고했고요. 소프트웨어, 사모대출, 비트코인과 같이 과매도 된 자산은 풋이 나오면 안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불길한 시나리오를 꺼내 드는 월가 전문가들이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야데니리서치는 "S&P500 지수는 지난 1월 27일 고점 대비 5% 하락했고, 나스닥은 작년 10월 28일 고점 대비 7% 떨어졌다. 우리는 여전히 두 지수 모두 10~15%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야데니는 "증시 어려움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채권 수익률 상승이 있다. 10년물 수익률은 전쟁 발발 전인 2월 27일 3.95%에서 지금 4.2%대 중반까지 올라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금융 시장이 ‘이번 전쟁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라는 점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5. FOMC 점도표 주목
다음 주 핵심 이벤트는 FOMC입니다. 원래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면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요. 전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면서 Fed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사실 4년 전, Fed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금리를 낮게 유지했습니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은 40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습니다. 당시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평가했다가 강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오늘 연방 판사는 법무부가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해 발부한 소환장-Fed 본부 건물 리모델링 관련-을 기각했습니다. 법무부는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9일에는 유럽중앙은행, 일본은행도 통화정책회의를 갖습니다. 둘 다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경제 지표로는 16일(월) 2월 산업생산 18일(수) 2월 생산자물가(PPI), 19일(목) 1월 신규 주택 판매 등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데이터지만, 여전히 전쟁 전 상황이어서 시장은 추세만 확인힐 것으로 보입니다.
6. 유가 119달러 넘는다…49% vs 51%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너무 틉니다. 에버코어ISI는 오늘 기관투자자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현재 상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증시의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인가?
=응답자의 52%가 지정학적 군사 충돌을 가장 큰 위험으로 꼽았습니다. 이는 지난주 43%에서 상승한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신용 여건 악화가 18%를 차지했습니다. AI 혼란(AI disruption)은 2월 말 이란 분쟁이 시작되기 전 29%에서 6%로 급감했습니다.
=반반으로 엇갈렸습니다. 49%는 돌파할 것이라고 했지만, 51%는 돌파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62%가 돌파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53%는 상승 방향이라고 답했습니다.
=36%는 2027년 이후로 예상했고, 30%는 2027년에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