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사막 끝자락에 자리잡은 중국의 대표 부촌. ‘중국의 두바이’로 불리는 네이멍구자치구 오르도스 얘기다. 지난 18일 막을 내린 국제 미인대회 미스월드도 이곳에서 열렸다. 석탄과 가스자원이 풍부한 데다 주변에 칭기즈칸 릉(陵)을 비롯한 다양한 관광지까지 두루 갖춘 덕이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오르도스는 ‘네이멍구의 깡촌’이라 불렸다. 그러나 광산 개발 붐이 일면서 지역내총생산(GRDP)이 2000년 150억위안에서 지난해 3218억위안으로 21배로 급증했다. ‘중국의 두바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이유다. 인구는 190만명에 불과하지만 1억위안(약 178억원) 이상 재산을 가진 부자 수는 1700명이 넘는다.

최근엔 굵직한 국제행사를 연이어 유치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열렸던 국제모터쇼엔 람보르기니, 페라리, 마이바흐 등 세계적 명차 브랜드들이 부스를 열었다. 대다수 국제 모터쇼는 상하이나 베이징 같은 대도시에서 열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오르도스의 경우 소비 규모가 남달랐다. 20만명 이상이 오르도스를 찾아 모터쇼를 관람했다.

올해엔 미스월드 개최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오르도스 경기장은 TV를 통해 세계로 방영돼 새로운 명소가 됐다.

오르도스 외에도 아시아 도시 중 상당수가 미인대회 국제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2003년 이후 미스월드를 다섯 번이나 개최한 중국 하이난다오의 싼야(三亞)는 대회를 통해 관광 도시로 탈바꿈한 케이스다. 중국 정부는 이곳을 ‘중국의 하와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다. 미인대회를 계기로 리조트와 호텔들이 들어선 덕이다. 2008년 미스유니버스 개최국 베트남도 대회 개최로 외자 유치에 도움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올해 미스월드 대회에서는 중국 대표인 위원샤(于文霞·23)가 우승했다. 위원샤는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로 전형적인 중국 미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